MBK·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집중투표제 방식의 이사 선임 청구' 안건 결의에 대해 법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미개발의 주주제안 중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한 정관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주주제안은 유효하더라도, 집중투표제 방식의 이사 선임 청구를 내용으로 하는 주주제안은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는 해당 주주(유미개발)가 정관 변경의 안건을 6주 전인 12월 10일 제안했고, 여러 선례를 보면 정관 변경을 전제로 한 주주 제안도 충분히 가능하기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가결되는 것을 전제로, 변경된 정관에 따른 주주제안을 사전에 하는 것(정지 조건부 주주제안)도 가능하다고 본다. 주총에서 정관이 변경되면 즉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현재 고려아연 정관에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을 배제하도록 하는 정관 규정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럴 경우 정관 변경을 사전에 해 두어야 이후 주주가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 청구를 할 수 있다는 논리다.
24일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주총 안건 상정과 관련해 MBK·영풍이 제기한 사항은 법적·절차적 하자가 전혀 없다"고 일축하고 "이와 관련해 다수의 선례도 있다"고 했다.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에게 예상치 못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MBK·영풍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상법상(제363조의) 총회일로부터 6주 전에 주주제안이 제출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회사가 제안요청을 받고 소집통지 기타 안건작성 등 총회를 준비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상법 제542조의 7을 보면 집중투표청구에 대해서도 이와 동일한 취지로 6주의 제한을 두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유미개발의 주주제안 역시 임시주총 개최 6주 전인 12월 10일에 통지가 이뤄졌다"며 "절차상 문제는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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