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 35, 1998
꼭두 30, 1998
“무료했던 어린 시절, 저는 사람이 아닌 물건에 말을 걸곤 했습니다. 대꾸 없는 물건에 말을 건네고, 내 이야기를 두런두런 들려주다 보니 사물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사진작가 구본창은 디자이너 야마구치 노부히로와 함께한 2인전 <심심하다> 도록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이렇듯 사물은 구본창의 삶에 끈끈하게 달라붙은 대상이다. 어릴 적부터 빛바랜 것의 비애와 아름다움을 감지한 작가는 한결같이 사물과 교감한다. 인간보다 수명이 긴, 수 세기를 살아남은 사물은 어쩌면 조숙한 소년에게 또래 교우보다 더 믿음직한 친구였으리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산동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현대미술 거장을 개인전 형태로 조명하는 ‘ACC 포커스’의 첫 번째 아티스트로 구본창을 초청했다. 전시 첫 타자로 이보다 더 적절한 인물이 있을까. 한국 현대사진의 지평을 넓힌 선구자이자 50년간 꾸준히 활동해온 현재형의 작가, 한국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발굴하고 알린 문화사절단, 그리고 영화 포스터, 잡지 화보, 책 표지 등으로 대중과 접촉한 친밀한 사진가 아닌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 3, 4관에서 3월 30일까지 진행되는 <구본창: 사물의 초상>은 제목 그대로 구본창이 담은 사물에 집중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며, 1부는 역사적 사물, 2부는 일상의 사물, 3부는 작가의 수집품과 인물 사진 등을 선보인다.
첫 전시실은 가히 압도적이다. 어둑한 공간 속, 하늘에서 ‘백자’가 내려오고 땅에는 ‘황금’ 유물이 라이트박스 속에서 휘황한 빛을 퍼뜨린다. 고고학 유물 출토 현장 같기도, 승천을 앞둔 혼령이 무덤가에 모인 광경 같기도 하다. 다음 전시실에 들어서면 수십 개의 눈이 관람객을 바라본다. 흑백사진 속 ‘탈’ 연작이다. 반면 그 뒷면에는 저승길에 동행한다 믿었던 색색의 나무 꼭두가 명랑하게 서 있다. 압도적인 설계를 지나면 그제야 작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비누’ 연작 속 실제 비누, 내용물이 사라진 상자 속을 촬영한 ‘오브제’, 우연히 수집한 골동품을 담은 ‘컬렉션’ 등이 이어진다. 전시를 모두 감상한 뒤 불현듯 깨달을 것이다. 부재가 존재를 강화한다는 서늘한 진실을.
2024년 1월호 인터뷰를 위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작가를 만난 지 꼭 1년 만에 그와 다시 마주 앉았다. 이번에는 경기도 성남의 작업실에서였다. 전시장에서 본 적 있는 작품과 수집품에 둘러싸여 대화를 시작했다. 독특하고 낯선 사물들은 자꾸만 대화에 틈입했다. 작가는 별스럽지 않은 일이라는 듯 사물에 눈길을 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 황금 KR 045, 2023 2 탈 봉산탈춤 16, 2002 3 탈 강릉관노 03-1, 2002 4 코리아 판타지, 2017
지난해 3월 막을 내린 서울시립미술관 회고전을 마치고 여는 전시라 구성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 같습니다. 주제는 어떻게 결정했나요?
내 작업 중에서 오랫동안 관심 있게 끌고 온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죠. 큰 공간을 풍경으로 채울 수도 있지만,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주제가 ‘항해’였잖아요. 물 사진이 이미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신선함이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평생 끌고 온 주제 중 화두가 될 수 있는 게 그래도 사물이 아닌가, 싶어 사물로 결정했어요.
‘백자’가 천장에서 족자 형태로 내려오고 ‘황금’이 바닥에 펼쳐진 1부의 구성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가벽을 세워 더 많은 작품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여백을 두었어요.
미술관 측에서 한 공간도 아니고 3, 4관 두 관을 쓰라고 하더라고요. 감사하긴 한데, 3관을 유심히 관찰하면 보기 싫은 공간이에요. 너무 넓기도 하고, ‘황금’이 놓인 맞은편 벽은 스테인리스라 액자를 걸 수도 없어요. 왼쪽 편은 유리창으로 뚫려 있어 막아야 하고요. 차분하게 전시하기에 무리가 있겠다 싶어 공간을 어둡게 만들자는 원칙을 정했어요. 또 예전 베이징 전시 때 작품을 바닥에 눕힌 적이 있어요. 그게 떠올라서 ‘황금’도 눕히기로 하고 라이트박스를 활용해 휘황찬란하게 보여준 거죠. ‘백자’는 지금껏 많이 보여줬으니 이번에는 해외 박물관에 있는 백자만 모았어요. 해외에서 오지 못한 영혼이 돌아온 것처럼 표현하려 고민했어요. ‘황금’은 발굴된 것이니 땅이 어울리고, ‘백자’는 높은 공간을 활용해 족자처럼 천장에서 내려온다는 발상이 떠올랐어요. 제일 어려웠던 건 많은 사물을 어떻게 구분하느냐였어요. ‘비누’와 ‘황금’을 나란히 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2개 관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으로 구분했어요. 첫 번째 방에는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들 위주로, 두 번째는 개인적으로 찾아낸 것들이나 사소한 물건으로 구분한 거죠.
‘황금’은 바닥에 있으니 더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밝은 라이트박스 덕에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녹과 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황금’ 시리즈를 촬영할 때 어떤 면을 부각하고 싶었을까 궁금했어요.
‘황금’은 당대 가장 화려하고 아무나 쓸 수 없었던 물건인데, 부장품인지 실제로 사용한 것인지도 알 수 없어요. 박물관에서 닦아내고 복원해서 화려하게 만들었지만 소장품 중 하나라 우리는 그 당시의 화려함을 못 느끼잖아요. 그래서 과거의 화려함을 어떻게든 재현해보려 했고요. 한편으로 약간의 측은함도 있었어요. 누구나 소유하려고 애썼지만 그 사람들은 사라지고, 부장품으로 묻혀 영영 땅속에 있을 뻔하다 발굴됐죠. 주인과 영영 헤어지고 자기 혼자 남은 것에 대한 아련함도 있는 것 같아요.
작가 구본창 ©Oh Seokhoon
‘꼭두’ 시리즈는 크게 전시했습니다. 작고 희한하게 생긴 인형이 저승길에 함께 간다고 생각하니 재미있더라고요.
꼭두를 자세히 보면 대충 그린 것 같은데 묘한 얼굴이 나타나더라고요. 어떤 건 무섭기도 하고 해학적이기도 하고. 꼭두 얼굴만 찍어도 재미있을 것 같아 시도했어요. 하나 이상한 인연이 있어요. 한 살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신당동에 살았는데 옆집이 민속학자 이두현 박사님 댁이었어요. 그 집에 놀러 가면 채색하기 위해 본을 뜬 하얀 탈 수십 개가 놓여 있어서 묘한 느낌을 받은 기억이 나요. 그런데 잊어버리고 있었지. 그러다 사진가로 활동하니 이두현 박사님이 책 <한국의 나무꼭두> 촬영을 제안하신 거예요. 그래서 꼭두 사진을 찍으러 다녔어요. 촬영 중간중간 어떻게 찍었는지 박사님께 필름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한 번은 컨펌받으러 예술의전당에 오라는 거예요. 그때 넓은 마당에서 탈 공연이 있었어요. 탈 쓴 사람이 내 앞에 와서 말을 걸고 하니까 찍고 싶더라고요. 순간 느낌이 온 거예요. 그리고 1990년대 초에 타이항공 비행기 기내지에서 태국 전통 탈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전통 탈도 이렇게 멋있게 찍을 수 있구나, 느꼈죠. 탈꾼들도 찍으면 좋은 시리즈가 되겠다 해서 꼭두에 이어 바로 탈을 찍었어요.
무채색이나 차분한 색 배경이 많은데, ‘꼭두’는 밝은 배경이에요.
우선 꼭두는 그 자체의 색깔이 중요해서 컬러로 찍어야 했어요. 무채색을 배경으로 넣어봤는데 꼭두가 지닌 발랄함을 표현하려면 살아 있는 색깔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꼭두 색과 어울리는 한국적인 색깔을 찾아냈어요. 다만 흔히 말하는 오방색보다는 조금 차분한 색을 선정했죠. 꼭두와 탈이 앞뒤로 있으니 재미있던가요?
1 컬렉션 18, 2019. 전시 포스터에 활용된 사진이다. 2 EWB 05, 2019
컬러 사진인 ‘꼭두’와 흑백인 ‘탈’이 대비되는 효과가 좋았습니다. 걸어가면서 보니 운동감도 느껴졌고요.
자립벽을 세운 건 내 아이디어인데, V자 구성은 설계팀 아이디어예요. 옆에서 보면 한꺼번에 눈에 들어와서 묘한 느낌이 들죠. 어떤 동선이 편안할지, 간격이 얼마나 넓어야 지나가기 편할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잖아요. 이렇게 전시를 준비할 때 서로서로 얘기하면서 발전해가는 과정이 재미있더라고요. 하나 놓칠 수 없었던 건 벽의 두께와 높이였어요. 가벽이 안정감 있게 서 있냐, 호리호리하게 있냐는 미묘하지만 중요한 문제예요. 그래도 다 같이 의논해서 결론적으로 서로 만족할 정도가 되었죠.
포스터 속 빨간 컵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설명하셨죠. 일본 카페의 카운터에서 발견했다고요.
카페에서 점원이 빨간 색연필로 커피 2잔, 홍차 2잔 메뉴를 쓰고는 거기 던져 넣더라고요. 계산할 때 보니 컵에 무수한 선이 축적된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포스터로 이걸 선택한 이유는 광주의 상처를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싶어서예요. 이 컵이 그저 해맑게 아름답지만은 않잖아요. 빨간 점이 피가 엉겨 붙은 상처의 느낌이라 좋아하게 됐어요. 나한테는 그런 상처로 느껴져요.
전시장의 인터뷰 영상을 보니 그래픽 디자이너 야마구치 노부히로 씨도 함께 있었더군요.
2018년 야마구치 씨가 도쿄 마쓰야 긴자 백화점에 있는 디자인 갤러리 1953에서 전시를 했어요. 전시를 구경하고 백화점 아래층 카페에서 함께 커피를 마시다 이걸 찾았거든. 인터뷰에서 야마구치 씨가 ‘자기도 이 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지만 구본창은 협상해서 뺏어왔다’고 말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웃음). 나는 지금 놓치면 다시 만날 수 없으니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백화점 옆 이토야 문구에 가서 색연필 12자루를 샀어요. 여기 꽂혀 있는 색연필 새것을 줄 테니 컵은 내게 달라고. 다시 도쿄에 가서 포스터를 보여주며 고맙다고 인사하려고요. 똑같은 컵을 사용하고 있다면 두 번째 컵을 얻어 오려 생각하고 있어요. 또 하나 가져와서 쌍둥이로 만들어야죠.
건물 모퉁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프랑스의 ‘샤스루’도 그렇고, 존재하는지 몰랐던 것들을 발견해내죠. 이는 훈련으로도 가능할까요?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지만 독일에서 관찰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대상을 익숙한 모습으로 보지 않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학교에서 의자를 그려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내가 알고 있는 의자를 먼저 의식해요. 그런데 의자가 아니라 하나의 물건이라 여기고 대상을 관찰해야 해요. 선입견을 버리라는 말을 수업 때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대상과의 감정 교류가 있어야죠. 고통, 상처, 연민, 애정 같은 것들이 마음속에 항상 끓고 있기 때문에 보자마자 주파수가 통하는 거예요. 대상과 교감하는 게 먼저지, 빛이나 조명, 기구는 둘째 문제예요. 한강 작가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굴린다는 어감이 참 공감되고 재미있더라고요. 내 머릿속에는 과거의 경험, 뉴스나 영화, 소설, 시에서 받은 느낌이 작은 세포들처럼 분포되어 있다는 상상을 해요. 그것들이 빠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봤을 때 끌어당겨지는 경험이 잦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마음에 닿는 물건을 보고 첫눈에 반하는 건가요?
첫눈에 필이 꽂혀요. 거의 스캐너보다도 빨라요. ‘탈’을 찍을 때 배경으로 사용한 천도 전시했는데, 그걸 발견한 순간도 번개 같았어요. 1980년대 후반쯤 논산 강경에 사는 제자를 보러 조수들과 차를 몰고 갔어요.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순간 ‘저게 뭐지?’ 싶었어요. 다시 몇십 미터 돌아가 보니 건축 자재를 파는 곳에서 더미가 날아가지 않게 그 천으로 덮어놓은 거예요. 보는 순간 눈에 걸렸는데 자세히 보니까 더 멋있는 거야. 광목 면이고 중간중간 누더기처럼 기운 흔적도 있고. 안 판다는 걸 10만원인가 주고 뺏어왔죠. 그렇게 오랫동안 두고 보다 10년이 지나 탈춤 시리즈에서 천이 효과를 발휘했어요. 아무리 인위적으로 약품을 뿌려서 오래된 것처럼 만들려고 해도 자연스러운 맛이 안 나요.
오브제 22, 2018
전시한 수집품 중 달걀판은 왜 버리지 않았을까 궁금했어요.
해외에 거주할 때 달걀을 샀는데 우리나라 달걀판과는 너무 다르더라고요. 달걀이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려고 만든 물건이잖아요. 뜻하지 않게 만들어진 형태의 아름다움을 보면 즐거워요. 일종의 부속품, 주체가 아닌 것에 더 애정이 가요. 아마 나 역시 어린 시절에 변두리에서 제3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겠죠. 눈여겨보지 않는 것들에 애정을 쏟는 특성이 발전해서 ‘백자’ 같은 시리즈가 되었네요.
영상 작품 ‘코리아 판타지’도 처음 공개했어요.
1999년 원화랑에서 개인전을 할 때도 물 사진을 파도가 갈라지는 듯한 영상으로 만들어 전시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사진전에서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걸 극복하고 싶더라고요. 롯데월드타워 엘리베이터 홀 천장에 영사할 장식을 의뢰받은 적이 있어요. 궁궐로 들어가는 느낌을 요청하기에 궁을 드나들며 단청 장식을 촬영해서 작업했어요. 그때 찍은 자료를 보며 오버랩해서 만화경처럼 만들면 어떨까 시도한 거죠. 전통 문양을 리듬감 있게 보여주니 환상적으로 보이더라고요.
지금 작업 중인 영상도 있나요?
발표는 안 했지만 ‘황금’으로 작업한 적이 있어요. 스페인이 페루의 황금 유물을 배에 실어 가져갔는데, 옮기기 편하게 하려고 황금 유물을 녹여서 바 형태의 덩어리로 만들었어요. 그 많은 유물이 덩어리가 되어버린 게 슬프더군요. 황금 유물이 물에 둥둥 떠가는 영상을 만들다가 아직 완성된 느낌이 아니라 갖고 있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 오프닝을 보면 왕관이 녹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요. 기가 막히게 만들었더라고. 그걸 보니 ‘황금’으로 뭔가 해보자는 생각이 다시 들더라고요.
최근에 수집한 물건은 무엇인가요?
광주에서 중국 관련 전시를 보러 갔다가 구입한 의상이 있어요. 청나라 시대에 어부들이 앞치마처럼 둘렀대요. 손으로 하나하나 꿰맨 노력과 낡은 느낌이 좋더라고요. 우리나라 누비처럼 손으로 한땀한 땀 정성 들인 게 항상 감동이에요.
전시 인터뷰 영상에서 후배 사진가인 김수강 작가가 말하길, 구본창 작가의 에너지 그래프는 처진 적이 없다고 하죠.
끊임없는 호기심이 중요해요.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에 관심이 커요. 뉴스도 많이 보고 외국 디스커버리 채널도 보면서 많은 일을 열린 마음으로 접하고 거기서 에너지를 얻어요. 다른 작가의 작품이나 패션 분야에도 관심이 가고요. 모든 분야에서 사람들이 에너지를 투자해 노력한 결과물을 빨아들이고 싶은 거예요. 그걸 같이 경험하고 싶고. 이렇게 해보면 재미있겠다, 나도 해볼까? 하는 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요.
1년 전 인터뷰에서 전시가 끝나면 여행을 떠나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다고 했어요. 여행은 다녀왔나요?
빨리 가보고 싶은데 아직 못 갔어요. 그런데 문 닫아걸고 내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또 하나의 여행이에요. 3, 4일이라도 조수들이 안 나오는 날이면 실컷 늦잠 자고 쉬다가 청소하면서 숱한 메모를 다시 읽고 찢어버리며 정리해요. 나만의 독특한 여행을 하면서 지난 시간 속으로 침잠하면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마치 여행을 떠난 듯이 탈바꿈하는 것 같아요.
더네이버, 피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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