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정기 인사에서 포스코,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이앤씨, 포스코DX, 포스코휴먼스, 포스코HY클린메탈, 포스코IH 등 7개 회사의 대표가 교체됐다.
장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를 통해 과감한 세대교체에 나섰다. 1963년생 이전 임원이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올해 승진자는 62명으로 전년(92명) 대비 30% 이상 축소됐다. 이번 인사로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보다 15% 줄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포스코다.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이시우 포스코 사장은 지난 2월 선임 후 10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장 회장의 안전사고 무관용 원칙에 따른 조치다.
장 회장은 지난달 잇따른 사고에 설비강건화TFT를 발족하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임원과 직책자들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각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이번 인사가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장 회장은 신임 포스코 대표로 이희근 부사장을 임명했다. 이 대표는 전북대 금속학과 출신으로 포항제철소 선강담당부소장을 거쳐 포스코엠텍 사장, 설비강건화TF팀장을 역임했다. 포스코그룹의 주류로 통하는 서울대 금속학과, 제철소장 출신 엔지니어와 다소 거리가 있다.
이 대표는 현장 안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철강산업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비수익사업 구조조정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초부터 핵심사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고성장, 고수익 지역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기차 캐즘으로 실적이 악화된 포스코퓨처엠의 수장도 교체됐다. 장 회장은 포스코퓨처엠 신임 대표에 엄기천 부사장을 임명했다. 엄 대표는 성균관대 기계설계학과 출신으로 포스코에서 철강기획실장, 마케팅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유병옥 사장은 10개월 만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포스코퓨처엠 인사 역시 신상필벌 기조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산 저가 제품 확산으로 위기를 맞았다. 2022년 60%에 달했던 세종2공장 가동률은 15%까지 추락했다. 3분기 영업이익 14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20억원에 그쳤다.
포스코이앤씨는 정희민 부사장이 신임 대표에 내정됐다. 정 대표는 인하대 건축공학과 출신으로 포스코이앤씨에서 건축사업본부를 이끌어 왔다. 유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전중선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직 슬림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포스코홀딩스는 본부제를 도입해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했다. 포스코는 '고로안정화TF팀'을 신설하고, 보건·안전·환경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이관하여 안전 담당 조직을 강화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에너지소재연구소'와 '기초소재연구그룹'을 통합해 사장 직속으로 이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린에너지영업실과 사업실을 '에너지사업실'로 통합하고 '사업구조혁신TF'를 신설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장인화 회장의 '신상필벌' 기조가 적극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능력 위주의 인사로 그룹의 핵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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