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 23일 임시이사회에서 열고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소수주주 보호 규정 신설, 분기 배당 도입, 발행주식의 액면분할 등이다. 이사회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사 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주주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도 임시주총에서 다뤄진다.
앞서 MBK·영풍 측이 제안한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14명 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상정됐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영풍 등 주주가 제안한 ‘집행임원제’ 도입 방안에 대해 집행기능의 책임과 전문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감독기능 강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와 주주들에게 도움되는 것이라면 어떠한 안건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사 수 상한’은 이사회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권고하는 상장기업의 적정 이사 수(20명 미만)와 ISS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사수가 지나치게 적거나 많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이사 수 상한’을 설정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현재 고려아연 정관은 최소 3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최대 인원수 상한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
국내외 다른 기업 사례도 ‘이사 수 상한 규정’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최소와 최대 이사 수를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고, 특히 이사의 수가 20명을 넘는 상장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앞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던 모든 사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외국인과 재무 전문가, 위기관리 전문가 등을 사외이사로 추가로 선임하고 여성 사외이사도 추천하기로 했다. 다만 영풍 측이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관련해 제안한 정관변경안에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정하기로 하는 내용이 이미 포함돼 있어 만약 영풍 측 제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정관 개정은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대표이사 자문기구(사외이사 2명 참여)로 운영되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상법상 이사회 산하의 위원회인 ‘ESG위원회’로 승격하는 안도 추가했다. 그동안 고려아연의 지속가능경영 현황과 방향성, 장단기 계획 등을 평가, 검토하고 중요한 정책사항을 대표이사에게 건의했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이사회 승격을 통해 ESG 관련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사회는 집중투표를 도입하는 정관변경안과 집중투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도 추가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의 권익보호와 이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조치다. 고려아연 측은 해당 제도가 소수주주들의 의결권이 사표가 되지 않도록 하는 상법상 대표적인 소액주주 권리보호 방안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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