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에 대한 프랑스 현지에서의 비판이 선을 크게 넘고 있다.
소속팀인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물론 팀원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상황임에도 일부 기자들이 경기력은 물론 팀내 생활 문제까지 근거 없는 비난으로 헐뜯고 있다.
이강인이 이를 꿋꿋하게 이겨내고, 또 반박할 것은 반박해야 할 시점이다.
이강인이 팀의 승리와 함께 2024-2025시즌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프랑스 최고 명문 PSG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랑스의 스타드 볼라르트-들르리스에서 열린 2024-2025 쿠프 드 프랑스 64강전에서 같은 리그1(1부) 소속 랑스와 전·후반 90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간신히 32강에 올랐다.
PSG는 직전 2023-2024시즌을 비롯해 쿠프 드 프랑스 통산 15차례 트로피를 거머쥔 최다 우승팀이다. 초반 라운드부터 같은 1부리그 팀을 만나는 불운을 받았으나 큰 고비 넘기면서 16번째 우승을 향한 첫걸음을 힘겹게 뗐다.
이강인은 이날 출전한 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하게 움직였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부지런히 뛰었다. 이렇다할 번뜩이는 움직임은 없었다. 후반 21분 프랑스 국가대표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강인은 올 시즌 쿠프 드 프랑스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없이 리그1에서만 6골 2도움을 찍었다. 쿠프 드 프랑스 초반 라운드인 만큼 상대가 1부 팀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1.5군 위주로 나올 수밖에 없어 이강인의 공격포인트가 기대됐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40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공격 가담한 센터백 마르키뉴스가 러닝 발리로 마무리했으나 골키퍼 손끝과 골대를 맞고 나온 게 아쉬웠다. 마르키뉴스의 슛이 들어갔더라면 이강인은 이번 시즌 3번재 어시스트를 기록할 뻔했다.
이날 PSG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골문을 지켰고, 누누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키뉴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를 구성했다.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데지레 두에, 우스만 뎀벨레, 이강인이 최전방 스리톱으로 나섰다.
프랑스에서 1강 지위를 구축한 PSG는 이날 전반전 중원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하고도 단단한 수비에 막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홈팀 랑스가 후반 중반 선제골을 넣어 PSG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다급한 PSG는 이강인과 데지레 두에 등을 빼고 바르콜라와 곤살루 하무스 등을 넣어 동점포 사냥에 나섰다.
결국 하무스가 해냈다. 후반 25분 누누 멘데스의 헤더 패스를 랑스 수비진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이를 하무스가 골문 앞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종료 뒤 연장전 없이 곧장 승부차기에 들어가는 대회 규정에 따라 두 팀이 러시안 룰렛 같은 승부차기에 임했는데 PSG가 진땀승을 거뒀다.
다만 경기 뒤 이강인은 혹평을 면치 못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경기의 핵심인 기동성과 예리한 볼 컨트롤을 보여준 건 맞다. 하지만 그 이후는 어땠나. 오른쪽에서 뛰었던 이강인은 PSG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슈팅도 없었고 위치선정도 거의 없었을 정도로 기록이 좋지 않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마르키뉴스에게 크로스를 올린 게 전부였다"며 평점 3점을 준 것이다. 프랑스에선 평점을 6점 기준으로 7~8점을 받으면 좋은 활약한 것으로 본다. 3점은 활약이 크게 부족했다는 뜻이다.
평점을 낮게 받을 순 있는데 최근 들어선 도에 지나친 혹평을 받는 것이 이강인의 팬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풋01은 랑스전 직전 "엔리케 감독이 PSG에서 1년 반 동안 높이 평가한 이강인은 PSG 구단 직원들 사이에서는 만장일치가 아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면서 "이강인이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 PSG 캠퍼스에서만이 아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기술적인 이유로 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경기장 안팎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깎아내렸다.
매체에 따르면 과거 카날+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피에르 메네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강인에 대해 "무색무취, 무의미한 플레이다. 그는 전진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그저 아슈라프 하키미에게 공을 보내기 위해 끊임없이 왼발을 쓸 뿐"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매체 VIPSG에 따르면 프랑스 기자 브루노 살로몽도 이강인에 대한 폭언을 했다.
그는 '100% PSG 쇼 라 트리뷰네'를 통해 "마우로 이카르디, 레안드로 파레데스, 리오넬 메시처럼 PSG 캠퍼스에서 이강인이 도를 넘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며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스타 플레이어라고 생각하는 그저 그런 선수다"라고 비판했다.
B급 매체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B급 평론이다.
사실 이강인은 특급 서브로서 활약을 인정 받아 이번 시즌 리그1 전반기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드리앙 라비오(올랭피크 마르세유), 나카무라 게이토(스타드 랭스), 라얀 셰르키(올랭피크 리옹) 등 총 16명과 미드필더 부문에서 경쟁하게 됐다.
전반기 동안 보여준 활약을 리그1 사무국으로부터 인정 받은 셈이었다.
레퀴프는 PSG 전반기를 결산하면서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는 선수로 이강인을 지목했다. 이강인의 행동이 경기장 안팎에서 문제가 된다면 감독이 믿음을 보낼 이유가 없다.
이강인이 PSG 입단 뒤 구성원들과 잘 지내며 좋은 호흡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진 것을 고려하면 몇몇 험담은 이강인 입장에선 참을 수 없는 폭언인 셈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PSG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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