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결산-식품] 해외서 동력 찾고 오너3세 약진하고

[2024 결산-식품] 해외서 동력 찾고 오너3세 약진하고

폴리뉴스 2024-12-23 17:49:27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편집자주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계묘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는 소비심리 위축에 내수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경제·산업계가 매우 힘든 한해를 보냈다. 특히 트럼프2.0이 가져올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계엄 이슈까지 겹치면서 고환율‧고물가가 대한민국을 한층 더 암울하게 만들고 폴리뉴스는 올 한해 경제 및 산업계 주요 이슈를 돌아보며 결산해 보고자 한다.>

[폴리뉴스 심영범 기자] “국내는 답이 없습니다.” 식품업계 홍보팀과 미팅을 하다보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늠 말이다. 미래=해외, 이제 공식처럼 자리잡았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농식품 수출액은 90억5000만달러(약 13조원)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그 중 수출 상위 품목으로는 라면,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이 뽑혔으며 모두 11월 말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라면 카테고리의 경우 1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11억3800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불닭볶음면으로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삼양식품은 글로벌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까르보불닭의 경우 해외에서 MZ세대에게 SNS 상에서 챌린지 문화를 만들어내며 품절대란까지 빚었다. 삼양 식품의 ‘불닭브랜드’는 현재 100여개국에서 연간 약 10억개가 판매되고 있다. 지난 5일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는 식품업계 처음으로 ‘7억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과 더불어 최근 네덜란드에 유럽판매법인을 설립해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수출 대륙별 판매 거점을 확보했고, 내년 상반기 밀양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향후 수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툼바는 출시 10주만에 1400만봉 이상 판매됐다. 2005년 미국 LA에 첫 공장을 설립한 이후 지난해에는 제2공장까지 가동하며 생산 역량을 대폭 늘렸다.

특히 올해 10월에는 제2공장에 용기면 고속 생산라인을 추가로 증설해 기존 연간 생산량을 8억5000만 개에서 10억1000만 개까지 케파를 늘렸다. 

오뚜기는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반닌성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공장이 할랄 인증을 획득해 인도네시아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했다. 유럽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접점을 늘리고 있다. 오세아니아에서는 대형마트 체인 '뉴월드'와 '팍앤세이브'에 입점했다.

CJ제일제당의 대표 수출 제품은 ‘비비고’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원으로 4년 간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증가했다.

신동빈 회장이 메가브랜드로 낙점한 빼빼로는 롯데웰푸드의 미래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제로 브랜드 전체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올랐다.

현재 빼빼로는 미국, 동남아, 중동 등 약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빼빼로의 수출 매출은 약 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신장해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섰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월 인도 법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주 공장에 21억루피 규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빼빼로는 연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빼빼로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미국 북동부 코스트코에 입점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현재까지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11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의 투자로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체의 60%를 돌파했고 중국 시장에서는 매출 1조원을 넘었다.

◆오너家 3세의 새 시대 위한 발걸음

올해 식품업계에서는 식품가 오너 3세들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젊은피 수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오리온그룹은 23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담서원 한국법인 경영지원팀 상무를 전무로 승진했다. 이번 전무 승진은 2년 만이다.

1989년생으로 35세인 담 전무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이다. 그는 2021년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1년 5개월 만인 2022년 12월 인사에서 경영지원팀 상무로 승진했다..

2021년 7월 오리온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부서인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1년 5개월 만인 이듬해 12월 인사에서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담 전무는 오리온그룹의 사업전략 수립과 관리, 글로벌 사업 지원, 신수종 사업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실무 업무를 수행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또한 올해 계열사로 편입된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2019년 3월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한 지 5년만이다. 신 전무의 누나인 신수정 음료 마케팅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오너가 3세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CSO)은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전 상무는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다.

전 상무는 헬스케어, 콘텐츠 중심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며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매일유업 오너 3세로, 김정완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씨는 2021년 10월 매일유업 생산물류 혁신담당 임원(상무)으로 입사한 뒤 2년 6개월 만인 지난 4월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을 0.01%씩 갖고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장남인 김오영 전무도 지난 4월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2021년 매일유업 생산물류 혁신담당 임원(상무)로 입사한 지 2년 6개월만에 전무 자리에 올랐다.

CJ그룹에서는 이재현 회장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J제일제당의 HMR(가정간편식) 제품군과 비건 브랜드를 활용해 미국, 유럽, 동남아 등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원재료 가격 폭등으로 인한 고민

원재료 가격 상승도 두드러지는 한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되며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며 식품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진 한해였다.

특히 이상기후 현상과 공급망 문제로 카카오, 커피원두, 올리브 등의 가격이 폭등했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은 톤당 2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 이상까지 폭등해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또한 10월말까지 이어진 무더위는 농산물 가격을 금값으로 만들었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수급에 어려움이 생겨 대형마트 기준 배추 한 포기당 약 평균 가격이 1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부 발 빠른 대처와 가을배추 출하가 확대되고 시금치 등 농산물 산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안정적인 가격대로 돌아오게 됐다.

내년에도 식품·외식 가격이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식재료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27.5로, 1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식자재 가격 상승은 유지류에서 두드러진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한 달 만에 7.5% 올랐다. 특히 동남아시아 생산량 감소 전망으로 팜유 가격이 상승했다.

유제품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유제품 가격 지수는 1월 대비 17.9% 상승했다. 초콜릿 및 커피 원료 가격도 이상 기후 영향으로 올랐다.

코코아는 톤당 1만2017달러를 기록, 연초 대비 183.2% 상승했다. 로부스타 커피는 t당 가격이 한 달 전보다 8.4% 올랐다.

이 같은 원재료 가격 급등은 김치, 초콜릿, 커피 등 필수적인 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번졌다. 실제 식품, 제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연이어 가격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앞서 지난 6월 롯데웰푸드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코코아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올렸고, 오리온 역시 최근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내년에도 해외 공략에 집중할 것”이라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만큼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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