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 관련 공식입장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승환, 구미 콘서트 취소 입장문 공개
이승환은 12월 23일 공식 계정을 통해 "25일 구미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에서 예정됐던 콘서트 대관 취소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승환은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전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구미시 측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 저희는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 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 달라 요청을 드렸다. 또한 회관에 '현재 집회신고가 돼 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현장 경호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회관에도 통지했다.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승환 구미 콘서트 취소 이유?
이승환은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에 대해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 구미시장의 23일 대관 취소 기자회견에서 이를 수 차례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회관은 20일 공연 기획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첨부 그림 참조)에 날인할 것을 요구했고 '미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관규정 및 사용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22일 오후 2시)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다. 이에 전 법무법인을 통해 22일 회관 측에 서명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이승환은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힐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구미시, '정치 언행 않겠다' 서약 거부한 건 이승환
당초 이승환은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데뷔 35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HEAVEN'(헤븐)은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연을 이틀 앞두고 이뤄진 김장호 구미시장의 일방적 대관 취소 발표로 이승환과 관객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장호는 23일 오전 11시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공문을 오전 9시 발송했다"고 알렸습니다.
김장호는 "이승환 씨의 개인적 정치적 성향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면서도 "(이승환의) 나가 60세인데 전국 공연이 있으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황과 시민 분열에 대해 좀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이승환 측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승환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개최된 윤석열 탄핵 촛불 문화제에 출연했습니다.
이후 자유대한민국수호대 등 13개 보수단체는 구미시청 앞에서 이승환 공연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습니다. 경북 구미시청 입구에 "이승환의 '탄핵 축하 공연' 구미시는 즉각 취소하라"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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