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하위권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AFC본머스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홈경기에서 0-3 충격패를 당했다.
이날 맨유는 전반 2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본머스 프리킥 상황에서 센터백 딘 하위선이 박스 안으로 날아온 크로스를 머리에 맞춰 골대 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헤더 슈팅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본머스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선제골을 내줘 전반전을 0-1로 마친 맨유는 후반 15분 페널티킥까지 내줘 위기에 몰렸다.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맨유 풀백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저스틴 클라위버르트의 돌파를 태클로 저지할 때 공을 건드리지 못하고 다리를 차면서 본머스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클라위버르트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처리했다. 후반 16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클라위버르트는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골대 왼쪽으로 슈팅을 꽂아 넣으면서 추가골을 터트렸다.
점수를 2골 차로 벌린 본머스는 기세를 몰아 추가골이 터진 지 2분 만에 세 번째 득점까지 만들었다. 후반 18분 페널티 왼쪽 측면으로 돌파에 성공한 당고 와타라가 골대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앙투안 세메뇨가 가볍게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승리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맨유는 남은 시간 동안 분투했지만 끝내 1골도 넣지 못하면서 본머스와의 홈경기를 0-3 참패로 마무리했다.
본머스에 3골 차 충격패를 당하면서 맨유는 승점 22(6승4무7패)를 유지해 프리미어리그 13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에 맨유 원정에서 승리를 챙긴 본머스는 승점을 28(8승4무5패)로 늘리면서 5위로 올라섰다.
본머스전 완패로 맨유는 굴욕적인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축구통계매체 '스쿼카'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크리스마스에 10위권 밖에 위치했다"라고 전했다.
맨유는 자타 공인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명문 클럽 중 하나이다. 1부리그 우승 횟수가 무려 20회로, 맨유보다 1부리그 우승 횟수가 더 많은 팀은 없다.
전설적인 사령탑 알렉스 퍼거슨 감독 밑에서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으로 이름을 떨쳤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퍼거슨 감독 밑에서 맨유는 리그 우승만 13번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2-13시즌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시즌 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10년 넘게 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우승을 위해 여러 차례 감독을 바꿨지만 모두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또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못해도 지금까지 맨유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순위가 10위권 밖이었던 적은 없었는데, 본머스전에 완패해 순위 도약에 실패하면서 굴욕적인 기록을 새로 썼다.
맨유는 지난 10월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텐 하흐 감독은 시즌 개막 후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서 승점을 11(3승2무4패) 밖에 얻지 못해 14위로 추락하자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한 후 맨유는 빠르게 후임자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사비 에르난데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그레이엄 포터 등이 후보에 올랐지만 맨유의 최종 선택은 아모림 감독이었다.
1985년생인 아모림 감독은 이제 40대를 앞두고 있지만, 스포르팅에서 빼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유럽에서 떠오르는 신흥 명장이 되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시즌이 중단된 뒤, 아모림 감독은 브라가를 떠나 스포르팅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스포르팅을 현재까지 이끌며 포르투갈 리가 우승 2회(2020-2021, 2023-2024), 포르투갈 리그컵 우승 2회(2020-2021, 2021-2022), 포르투갈 슈퍼컵 우승 1회(2021-2022) 등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나아가 아모림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출전시키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지도자로서 명성을 쌓았다.
그러나 아모림 감독은 아직까지 맨유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아모림 감독 부임 후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2승1무3패를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인 입스위치 타운과의 리그 12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아모림 감독은 에버턴과의 13라운드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에버턴전 대승 이후 아스널(0-2)과 노팅엄 포레스트(2-3)와의 2연전을 모두 졌다. 지난 16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2-1 역전승을 거둬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듯했지만 본머스전에서 참패를 당했다.
아모림 감독 부임 이후에도 승점을 제대로 쌓지 못하면서 맨유는 텐 하흐 감독 시절의 순위를 1계단 올리는데 그쳤다. 또 10위권 밖에 머물면서 프림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크리스마스를 하위권에서 보내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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