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점점 더 많은 우크라 전쟁 포로 처형하고 있어

러시아, 점점 더 많은 우크라 전쟁 포로 처형하고 있어

BBC News 코리아 2024-12-23 15:48:31 신고

3줄요약
올렉산드르 마치예우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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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에 의해 처형된 올렉산드르 마치예우스키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우크라이나의 저격수 올렉산드르 마치예우스키는 러시아가 침공한 첫해 붙잡혔다. 이후 그가 강제로 파야 했던 구덩이 옆에서 마지막으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었다.

마치예우스키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친 뒤 총소리가 나더니 그가 쓰러진다.

그의 죽음은 지금껏 이루어진 수없이 많은 처형 사례 중 하나다.

올해 10월 쿠르스크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인 9명이 러시아군에 의해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검찰 측은 반쯤 벗은 채 땅에 누운 시신이 담긴 사진 등 이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사진 덕에 사망한 이들 중 드론 조종사였던 루슬란 홀루벤코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홀루벤코의 어머니는 지역 방송사 '서스필린 체르니히우'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속옷으로 알아봤다"며 말을 꺼냈다.

"아들이 바다로 가기 전 제가 직접 사준 속옷입니다.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사진에서 총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형당한 이들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진다.

우크라이나 검찰 측은 참수당한 이들이 있다는 신고, 등 뒤로 손이 묶인 채 칼에 의해 살해당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있다는 신고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군인 16명이 항복을 선언하며 숲에서 줄지어 나왔으나 자동소총의 총격에 쓰러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러시아의 포로로 지내다 풀려나 집으로 전화를 거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
Getty Images
올해 9월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 이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일부 수감자를 교환했다

이 중에는 러시아군이 직접 촬영한 영상도 있고, 우크라이나 드론이 상공에서 촬영한 것도 있다.

이러한 영상 속 처형 장면은 대개 뚜렷한 특징이 없는 숲이나 들판에서 이루어지기에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BBC Verify 팀은 참수 영상 한 건을 포함한 몇몇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고 있으며, 최근에 촬영된 영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늘어나는 처형 건수

우크라이나 검찰은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군에 의해 처형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가 최소 147명이며, 그중 올해만 해도 127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의 전쟁 부서를 이끌고 있는 유리 벨루소프 검사는 "(처형 숫자가) 늘어나고 있음은 매우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처형은 지난해 11월부터 체계화되기 시작해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슬프게도 올여름, 가을에는 특히 그 수가 증가했습니다."

"이는 별개의 단독적인 사건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처형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러시아 당국의) 정책적 일환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도부에서) 지침이 내려지고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국제 인도주의 법, 특히 제3 제네바 협약은 전쟁 포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포로 처형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러시아 체첸의 독재자 람잔 카디로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지휘관들에게 "포로로 잡지 말고 (항복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러시아 고문으로부터 수감자들을 구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
Getty Images
올해 9월 열린 시위 모습.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정기적으로 러시아에 포로로 잡혀 있는 자국 군인들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처벌받는 이는 없는 상황

'휴먼 라이츠 워치'의 레이첼 덴버 유럽 및 중앙아시아부 부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들이 러시아군에 의해 처형되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덴버 부국장은 아무도 이와 관련해 처벌받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 군이 답해야 할 여러 중대한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부대는 지휘관으로부터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어떤 지시를 받았나?"는 덴버 부국장은 "지휘관들은 전쟁 포로 처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나?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부대원들에게 이들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나? 지휘부는 이러한 (처형) 사례 조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상급 지휘관들은 만약 조사에 나서지 않거나, 방지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자신들도 그들도 형사상 책임이 있고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알고 있나?"고 물었다.

지금까지는 러시아 측이 공식적으로 자국 군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들을 처형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조사에 나섰다고 말할 만한 조짐은 없다.

오히려 러시아에서는 이 같은 의혹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군은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언제나 국제 법과 협약을 철저히 따르는 방식으로" 대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우크라이나 군도 러시아 전쟁 포로를 처형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나, 이러한 의혹이 제기된 사례는 러시아 측에 비해 훨씬 적다.

벨루소프 검사는 우크라이나 검은 이러한 혐의를 "매우 진지하게" 다루고 있으며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껏 기소된 이는 아무도 없다.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2022년 2월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군은 "전쟁 범죄 혹은 반인도 범죄로 조사해야 할 행위를 포함해 수많은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

러시아군이 워낙 가혹하게 대한다고 알려지면서 일부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생포되느니 차라리 죽기를 택한다.

홀루벤코의 어머니는 "아들은 내게 '어머니, 전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거에요. 절 용서해주세요. 어머니가 슬퍼하시겠지만 저는 고문당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홀루벤코는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실종자 신분으로, 어머니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아들을 되찾고자 모든 일을 다할 겁니다. 전 이 사진을 계속 바라보고 있어요. 어쩌면 아들은 의식을 잃은 것일 수도 있어요. 아이가 죽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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