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올스타전은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로 이루어진 ‘드림팀’으로 경기를 치른다. 팬들은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던 선수 간의 조합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정규리그에서 선수들이 선보이기 힘든 기술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번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별’이 모인 자리는 달랐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는 지난 22일 부천체육관에서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을 치렀다. 상대는 일본여자프로농구 W리그 올스타였고, 결과는 90-67로 WKBL 올스타가 승리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에 나선 선수들은 느슨한 경기력으로 팬들을 실망하게 했다. 물론 시즌 중이기에 양 리그 선수들에게 100% 경기력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그러나 휴일에 비용과 시간을 들여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안일한 경기력을 보고 싶지 않았을 터다.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연일 발전하고 있는 일본여자농구에 기대한 팬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후 이 같은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했고, 1쿼터 시작 후 부천체육관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양 팀 선수들은 수비를 하지 않았고, 수비수가 붙지 않은 상황에서 레이업 슛에 실패하는 등 기본을 놓치면서 안일한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위원조차 경기력을 비판했다.
저조한 경기력으로 경기장 분위기가 가라앉자, WKBL 측이 조치에 나설 정도였다. WKBL 관계자는 “전반전의 경기력이 좋지 않아 올스타전 담당자를 통해 선수들과 미팅했다. 일본 선수들을 초청했는데, 이런 경기를 하게 되면 추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선수단은 전반전에 팬 서비스 위주로 경기를 진행하고, 후반에 제대로 된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이벤트를 준비하다 보니 완성도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진정한 팬 서비스는 좋은 경기력이 제반 돼야 한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평균 이하의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팬들을 웃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경기장을 찾은 한 관중은 “올스타전의 의미가 변질된 것 같다. 경기 중 진행한 이벤트는 올스타전이 아닌 팬 미팅 자리에서 하면 된다. 여자농구를 사랑하지만, 이번 경기는 아쉬울 따름”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별다른 이벤트가 없어도 관중들은 충분히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프로축구 K리그1(1부) 올스타로 구성된 팀 K리그는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등 해외 유명 구단과 경기에서 선수들은 특별한 이벤트 없이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관중들은 연신 환호와 박수를 보낸다. 치열한 경기 그 자체가 관중들을 감동하게 한 것이다. 이벤트에 매몰되지 않아도 올스타전의 의미는 충분히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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