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가 오는 25일 예정됐던 가수 이승환 씨의 데뷔 35주년 콘서트 대관을 취소했다. 안전상 이유라는 설명이다.
이에 이승환 측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23일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당초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승환 씨가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 무대에 오르면서 이에 불만을 가진 극우단체가 공연 당일 관객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안전상 이유로 콘서트를 취소하기로 했다는 게 구미 시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구미시는 지난주 이승환 씨 측에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콘서트가 취소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미시의 발표에 이승환 씨 측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이 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이라며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는 "구미시 측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며 "저희는 ①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했고 ② 회관에 '현재 집회신고가 되어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고 말씀드렸으며 ③ 현장 경호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회관에도 통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이 씨는 지적했다.
이 씨는 이번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안전 문제가 아닌 '서약서 날인 거부'라고도 주장했다.
이 씨는 "회관이 지난 20일 공연 기획사에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첨부 그림 참조)에 날인할 것을 요구하였고, '미 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며 해당 서약서 사본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이 씨는 "대관규정 및 사용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2024. 12. 22. 오후 2시)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며 "이에 저는 법무법인을 통해 지난 22일 회관 측에 서명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며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이 씨는 한편 팬들을 향해서는 "많은 팬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티켓비용 뿐만 아니라, 교통비, 숙박비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날 공연을 보겠다 기대하였던 일상이 취소되었다. 대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