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TSMC가 11월 말 대만 가오슝에 2나노 반도체 장비 도입식을 열었고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2나노 칩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반년 앞당겨졌다는 설명이다. 첫 고객사는 애플이 될 것이고 AMD와 엔비디아, 인텔 및 미디어텍까지 주문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바빠진 삼성전자는 미국에 승부수를 띄웠다.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미국에서 47억4500만달러(약 6조8800억원)의 보조금을 받는 대신 현지에 370억달러(약 53조5131억원)를 투자해 2개의 팹(Fab)과 1개의 R&D(연구개발) 시설을 짓고 2나노 공정 위주의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초 4·2나노 칩 생산 계획을 2나노 칩 생산으로 수정한 셈이다. 이번 투자로 세워지는 시설은 오는 2030년까지 모두 운영될 예정이다.
2나노 생산 비중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집계한 전체 파운드리 공정 중 2나노 생산 비중은 2025년 2.8%에서 2026년 10.3%, 2027년에는 12.7%까지 예상됐다. 특히 2027년 공정 비중은 3나노(19.1%), 5·4나노(15.1%)에 이어 세 번째에 달하는 수치다.
다만 삼성전자가 선단 공정을 도입해도 빅테크 기업을 확보하지 못하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3나노 수율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이론적으로 2나노 수율을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렵다"며 "수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2나노를 확대 도입해도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 TSMC보다 먼저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공정을 도입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9.3%로 TSMC(64.9%)보다 55.6%포인트(p) 낮았다. 전 분기와 비교해 점유율은 4.8%p 벌어졌고 매출은 상위 10개 기업 중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줄었다.
선단 공정을 빠르게 도입한 효과가 없었던 것인데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실력 차를 인정하며 2나노의 빠른 램프업(Ramp-up : 생산량 확대)을 핵심 과제로 꼽은 상태다. TSMC 대비 웨이퍼 생산량이나 투자비가 부족한 만큼 첨단 공정을 확대 도입해 격차를 줄여나가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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