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노인의 인기기능을 저하시키거나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신경학'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2022년 서울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 31만 3161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항생제를 3개월 이상 처방 받은 그룹은 항생제를 처방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은 4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하버드대 의대의 앤드루 챈 교수(위장학)는 “종전 연구에서 항생제는 장에 서식하며 소화를 돕는 작은 유기체의 군집인 장내 미생물 군집을 교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내 미생물은 전반적인 건강 및 인지 기능 유지에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항생제가 장기적으로 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를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70세 이상의 건강한 호주 노인 1만 35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의 건강 효과를 테스트하는 임상 시험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처방 기록을 통해 참가자들의 항생제 사용 여부를 확인했다. 약 63%가 2년 동안 한 번 이상 항생제를 사용했다.
연구진은 이후 노인들의 뇌 건강을 평균 5년 동안 추적했다. 기억력, 주의력, 실행 기능, 언어 및 추론 능력을 정기적으로 측정했다. 연구 기간 동안 2600명 가까이 인지 장애가 발생했고, 460명 이상이 치매에 걸렸다.
연구 결과, 항생제를 복용한 노인과 그렇지 않은 노인 사이에는 인지적 차이가 없었다. 뇌 기능 저하의 다른 위험 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항생제 사용은 인지 장애 및 치매와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인지 문제와 시간 경과에 따른 누적 항생제 사용, 지속적인 항생제 사용 또는 특정 유형의 항생제 간에도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챈 교수는 "노인이 항생제를 더 자주 처방받고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 결과가 노인들이 안심하고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챈 교수는 "이번 연구가 노인들에 대한 비교적 단기간 추적에 의존했기 때문에, 항생제가 장기적인 뇌 건강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한계를 밝히기도 했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공중보건대학의 웬지 카이 교수와 앨든 그로스 교수 또한 "처방 기록에 의존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실제 항생제 사용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없었다"라고 이번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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