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딸을 포함, 2남 1녀의 아이를 둔 엄마인 박혜은씨(43)가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됐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장(다장기 이식), 간장, 신장(좌)을 기증해 3명을 살렸다.
또한 박씨는 인체조직기증으로 백여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도왔다.
박씨의 가족들은 “아직 어린 자녀들을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생명나눔을 하고 떠난 자랑스러운 2남 1녀의 엄마로 기억됐으면 한다”며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살아날 가능성이 1%라도 남아있다면 그 기적을 원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기에 박씨의 마지막 모습이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씨는 활발하고 잘 웃으며,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친군한 성격이었다. 음식 만드는 것을 즐겨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고, 최근에는 제빵을 배우면서 빵을 만들어 나눠주는 것을 좋아했다.
박 씨는 국가유공자(베트남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하거나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줬고, 기증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박 씨의 남편 이시택 씨는 “혜은아. 하늘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 우리도 잘 지낼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줘. 자기가 우리 아들 프로 축구 선수 되길 원했는데, 그 꿈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꼭 이루도록 할게. 나한테 와줘서 너무나 고맙고, 보고 싶어.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 씨의 10살 막내딸 이지민 양은 “엄마, 저 지민이에요.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하고 천사가 되어 우리들 잘 돌봐주세요. 저도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엄마가 좋은 일 하고 좋은 곳으로 간 거 알고 있어요? 엄마는 좋은 일 하고 갔으니 더 행복할 거에요. 엄마 사랑해요”라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