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50원선을 돌파하자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거래 등을 통한 진화에 나섰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내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기준 1450원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지난 19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450원을 돌파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이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 스와프 계약은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매입 등을 위해 달러로 결제할 때 시장 대신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먼저 공급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구조로, 국민연금의 달러 자금을 현물환 시장 대신 외환당국으로부터 조달하면서 원화가치 하락을 완화해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원·달러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 달러 강세에 있는 만큼 원화약세 기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이 불거진 영향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달러 선호 심리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선대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세종대 경영학부 김대종 교수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로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는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여지가 큰 상황으로 향후 원화 약세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며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500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연말 1600원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1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자국 통화 약세 정책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내년 1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10~30조원 수준의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원화 가치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며 “엔·원 환율 하락과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약세 용인의 가능성 등 원화 약세 요인이 산재해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