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구속과 농업 4법 시행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나선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10대가 경찰과의 대치 끝에 대통령 관저로 이동했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경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한강진역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의 트랙터 10대가 동원된 윤 대통령 구속 촉구 집회가 열렸다.
약 29시간 만에 상경에 성공한 트랙터가 합류한 집회에서는 경찰 집단 규탄과 함께 윤석열 퇴진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앞서 전농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구속,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개방농정 철폐, 사회대개혁 실현’을 요구하며 지난 16일 전국 각지에서 트랙터 30여 대와 화물차 50여 대를 몰고 상경 행진을 시작했다.
농민들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전봉준투쟁단을 조직해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향한 바 있으나, 경찰은 교통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까닭으로 이를 막아섰다.
서울 경찰청은 지난 20일 오후 4시 전농이 신고한 전봉준 투쟁단의 서울 행진에 트랙터와 화물차의 이용은 불가하다는 제한 통고를 보냈다. 이번 역시 트랙터 행진이 교통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찰은 지난 21일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고개에서 버스로 차벽을 세워 도로를 가로막고 트랙터 이동을 통제했다. 이에 현장에서 농민들의 1박 2일 밤샘 항의 집회가 이어졌고 22일 오전 시민들의 합류로 규모가 불어나자 결국 오후 4시 40분경, 약 29시간 만에 경찰들은 남태령에서 철수했다. 전농 측은 이날 현장에 3만명 이상의 시민이 모인 것으로 추정했다.
1박 2일로 이어진 대치 과정에서 참가자 1명이 실신해 소방이 출동했다. 전농에 따르면 집회에 참가한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 2명이 시위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전봉준투쟁단은 “동학농민군을 이끌고 한성을 탈환하려 했던 전봉준의 꿈을 130년 만에 이뤘다”면서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 탄핵 인용과 파면, 사회 대개혁의 순간까지 각 지역에서 계속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덕수 권한대행은 지난 19일 남는 쌀을 정부가 매입하고 양곡 가격이 평년 가격 미만으로 떨어지면 차액을 정부가 지급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등 농업 분야 네 개 법안 또한 국회로 되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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