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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의 폭발적 확산이 세계 전력 수요를 급증시키고 있다.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은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를 대폭 증가시키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주목받고 있다. SMR은 탄소 배출 없는 전력 공급원으로서, 탈탄소 시대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SMR 시장 선점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K,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 등 대기업은 미국 SMR 개발사 테라파워(TerraPower)와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핵폐기물 10분의 1...효율, 안정성 최대 장점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전기출력 300㎿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대형 원자로에 비해 크기가 작아 설치와 운영이 용이하며, 경제적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SFR)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해 기존 물 냉각 시스템보다 효율적이며, 핵폐기물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원자로는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냉각 시스템과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SFR은 액체 나트륨의 높은 끓는점을 활용해 더 많은 열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원자로의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또한, 핵폐기물의 양이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점도 환경적 측면에서 중요한 장점으로 평가된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는 SMR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전력 수요는 기존 전력 인프라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SMR은 수요지 근처에 설치 가능하며 짧은 시간 안에 가동할 수 있어 유연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미국이 선두...SMR 개발경쟁 ‘치열’
미국은 테라파워를 중심으로 SMR 상용화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테라파워는 2030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와이오밍주에 SFR 실증 단지를 건설 중이며,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대규모 지원이 포함되어 있다. 총 개발 비용은 약 40억 달러에 달한다.
테라파워는 또한 SFR 기술 외에도 다양한 SMR 노형을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지원과 기술 협력은 SMR 시장 확대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과 캐나다도 SMR 상용화를 위해 자국 내 실증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일본 역시 원자력 기술의 강점을 바탕으로 SMR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SMR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SK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선도 투자자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주요 기자재 제작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는 원자로 용기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국제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이 글로벌 SMR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22년 57억 달러에서 2030년 68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은 기술력과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이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기회를 잡고 있다.
“미래 에너지원의 새로운 패러다임”
한국 대기업들은 SMR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는 테라파워와의 협력으로 SMR 상용화를 지원하며, 한국수력원자력은 테라파워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공기업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전용 공장을 설립해 연간 20기의 SMR 제작 능력을 갖췄으며, 향후 5년간 약 62기를 수주할 계획이다.
HD현대는 테라파워의 SFR 원자로 용기 제작을 수주하며,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와 한국형 핵융합 연구 장치(KSTAR)에서 쌓은 기술력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HD현대는 해상 SMR 개발을 위한 국제 협의체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 기업들이 SMR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국내외 연구개발(R&D) 투자와 협업을 통해 SMR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제작 기간을 기존 17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시키는 혁신적인 제작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의 한계를 극복하며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제작 비용 절감, 안전성 확보, 규제 완화 등이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표준화된 인증 체계를 확립하고 각국의 안전 규제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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