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국가핵심기술 해외 매각 우려 재부상

제공=MBK파트너스

[딜사이트경제TV 박민규 기자] MBK파트너스(MBK)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를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하려고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려아연 인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K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두산공작기계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서 매각을 못하게 됐던 것 아니냐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2019년 두산공작기계를 매각 1순위로 점찍고 중국 한 기업과 협상을 벌였다. 당시 협상은 원활하게 진행됐으나, 두산공작기계가 보유한 '고정밀 5축 머시닝 센터의 설계·제조 기술' 등이 국가핵심기술로 선정되면서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다.

두산공장기계의 경우 MBK가 인수했던 2016년 4월만 해도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아니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이 되면서 MBK의 매각 계획에 차질이 불거졌던 것이다. 산업기술보호법 제11조의 2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13조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 보유 기업이 해외에 인수합병(M&A) 될 때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던 까닭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도 "MBK가 여러 차례 두산공작기계를 중국 기업에 매각할 수 있는지 정부에 문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매각이 어려워지자 일본과 미국 등의 기업에도 매각을 타진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결국 매각 작업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실제 MBK는 2022년, 두산공장기계를 국내 자동차 부품사인 DTR오토모티브(현 DN오토모티브)에 매각했다. 당시 DN오토모티브가 사들인 가격은 2조1200억원으로, MBK 입장에서는 2016년 사들였던 금액(1조1300억원)을 대비 1조원 가량의 차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투자금 회수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고, 해외 기업이 제시했던 두산공작기계의 몸값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딜(Deal)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BK가 고려아연 인수 시 높은 가격을 부르는 곳이라면 해외 매각도 서슴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수익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사모펀드 특성을 감안하면 고려아연 역시 두산공작기계와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MBK 관계는 "주무부처인 산업자원통상부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중국 기업과는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위한) 구체적 매각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당시 매각 협의에는 DN오토모티브 외 국내 기업 2개사도 참여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MBK에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서 음해성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MBK 관계자는 "두산공작기계 경우 당사의 인수 이후 실적 상승과 글로벌 경쟁력 증대에 힘입어 세계 3위로 올라섰다"며 "2019년부터 매각주관사인 배으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에 글로벌 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랐고, 중국 기계 업체들도 그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주무부처인 산업자원통상부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중국 기업과는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위한) 구체적 매각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고, 당시 매각 협의에는 DN오토모티브 외 국내 기업 2개사도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서 음해성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MBK는 정부가 육성한 토종 사모펀드 산업 1세대로서 20년간 국내 법인으로 적법하게 수많은 투자 활동을 수행해 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선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 등재와 국책 연구개발(R&D) 과제, 전략 물자 수출입 허가, 중견기업 상생지원 등 국가 정책과 과제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이미 수 차례 약속해 왔고, 장기간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리고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MBK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30%가 넘다 보니 투자 주체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아울러 고려아연 인수를 맡은 펀드 6호의 외국계 자금 비중은 80%가 넘는다고 알려지며, 관련 법에서 정의한 외국인 투자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