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보조금 지원을 최종 확정하면서, 두 기업은 새로운 경영 전략을 수립할 기회를 맞이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 SK하이닉스에 4억5800만 달러의 지원을 발표하면서 두 기업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면서 한국 기업들은 보조금 지원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보조금 확정 이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보조금 미확정으로 인해 투자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조금이 확보됨으로써 두 회사는 내년도 경영 계획을 보다 수월하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보조금을 미국 공장 건설에 사용할 예정이며, 이는 향후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을 증대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종 보조금 규모가 당초 예비거래각서 체결 시보다 약 26% 줄어들었다. 이는 보조금 지급 확정이 지연된 데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예비거래각서 체결 이후 미국에 대한 투자 규모를 44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줄였으며, 이는 보조금 규모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보조금의 최종 규모가 신속히 확정되지 않아 발생한 불확실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반면, 반도체 보조금 지원 확정과는 별개로 배터리 소재업계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중국산 흑연 반덤핑 관세 부과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산 흑연은 전 세계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90%에 달하는 만큼, 한국의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중국산 흑연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을 우방국으로 간주해 관세 제외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다면 국내 소재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음극재에 대해 관세가 부과된다면 국내 소재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최근 미국 방문 중 트럼프 측에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특별히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를 만날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미국 대선 이전부터 트럼프 측과 계속 소통했고, 이번 국내 상황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다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교적 소통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김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여러 계획들을 세우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명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회복력이 강한지 다 보여줬다"며 그 상황에 대해 명료히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동맹의 신뢰를 더욱 깊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 확정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으며, 향후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배터리 소재업계는 여전히 높은 관세 부과로 인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전략을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 산업과 배터리 산업의 변화가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