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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에서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안정되긴커녕 공허하기만 했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국민주거 안정’으로 요약된다. 전 정부에서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을 안정화하고, 주택 수급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의 각종 규제를 완화해서 제때에 주택 공급되도록 하는 것. 집값이야 대출금리를 올려서 상승세를 멈추긴했다. 이것도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이미 극심해진 양극화의 간격은 더 벌어졌고, 금리로 상승세를 잠시 잡아둔 셈이다.
그런데 주택 공급은 사실 탄핵정국 이전부터 공급절벽의 시기를 대비하지 못했다.
당장 내년 전국 분양 물량은 2019년 이후 연평균 분양 물량보다 2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입주 물량 역시 올해보다 10만 가구 가까이 감소한다. 내년은 올해보다 줄어드는 수준이지만 문제는 2026년 이후부터다. 인허가 물량은 수년째 계속 줄어 올해도 10월까지 인허가 실적이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이 그쳤다. 앞으로 3~4년 뒤까지 공급 대란이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정비사업의 기간을 단축하고 단계를 줄여서 공급절벽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정부 목표였다. 하지만 탄핵정국 이전에도 목표달성은 불가능했다.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정부는 서울 주택 공급 대책으로 올해 13만 가구를 조기 착공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상계엄사태 직전인 이달 초 이데일리가 서울 25개 구를 전수조사해서 정비사업의 진행 정도를 파악한 결과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급증했지만 조합설립의 단계로 나아간 곳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치솟은 공사비로 분담금이 늘면서 사업진행이 아예 멈춰버린 곳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결과는 이미 정책 발표 당시부터 예견됐다. 정비사업은 규제나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성이 문제며, 공사비를 안정화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한창 재건축이 진행되는 현장도 공사비 문제로 멈춰서는 일이 여러 차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나 재건축시 공공기여를 줄여주는 대책이 필수적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야당의 반대로 전혀 진척이 없었다.
이 와중에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그나마 통과될 줄 알았던 정비사업 규제 완화법도 국회에 멈춰선 형국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주택이 실제고 공급되는 시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나 평가 대신 ‘공급 계획’, ‘공급 목표’로 단순히 숫자만 반복해서 제시하며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성과를 홍보하는데 급급했다.
지금이라도 정확한 시기별 실제 공급할 수 있는 주택 점검이 필요하다. ‘앞당기겠다’ ‘조기 착공·입주’라는 설명은 더이상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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