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을 저해하는 기본적 요인은 (1)기회를 인식하고 포착하는 능력의 부족과 (2)기회를 이용하는 동기의 결여다. 경제발전론은 인적자본(정신 자본과 지식 자본), 정보 및 경제적 동기에 관한 이론이다. 인적자본은 교육·훈련·경험 등을 통해 사람들의 체화된 지식, 기술, 창의성, 건강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인적자본의 경제적 정의는 기회를 인식하고 포착하며 성취하는 능력이다. 즉, 정보를 획득하고 소화하는 능력 및 어떤 경제적 목표를 성취하는 역량이다. 이 역량은 국민 각자에게 강조돼야 할 능력으로 일반적인 제도, 지식과 기술 수준, 습관 및 사회의 전반적인 가치체계에 의해 제약된다.
기회가 인식되더라도 성취 욕구에 대한 동기 부여가 없다면, 즉 위험성에 비해 노력에 대한 사적 혜택이 너무 적거나 불확실하면 사람들은 그 기회를 포착하고 이용하지 않으려 한다. 개인의 노력이나 단체의 노력을 통한 흡수력(인적자본)과 동기의 격차를 극복하는 방법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와 대외지향적 경제정책이다. 대외지향적 경제정책은 새로운 기술의 흡수를 통해 학습을 촉진하는 경쟁적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지향성은 인적 및 물적 자본의 질을 촉진하고 새로운 동기를 창출함으로써 흡수력의 격차를 좁힌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는 지식과 정보를 신속하게 유통하고 동기 유발을 유도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제도를 갖추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은 산업화의 여명기에 경제발전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인적자본의 초기 비교우위가 물적 자본의 희소, 천연자원 부족 및 제한된 국내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유능한 정책 수립 및 낮은 임금과 더불어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다. 교육의 질이 양보다 더 중요한데 한국은 학업 성취도와 기술·기능의 국제적 비교에서 탁월한 성적을 올렸고 1980년 초·중등교육의 등록률도 선진국 못지않았다. 창의와 혁신의 바탕도 사회의 인적자본 수준, 올바른 가치관 및 합리적 제도와 관습이다. 담합 구조의 타파, 실력에 의한 공정한 경쟁과 평가, 공정한 인사제도가 지식기반경제가 자랄 수 있는 좋은 토양을 제공한다.
정책으로 증강된 인적자본은 경제발전을 위한 로드맵과 유능한 지도자가 있는 인적자본이다. 로드맵은 무역과 생산물 전문화의 방향, 경제성장의 가속화라는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업계와 정부 간의 인적 자원의 공동관리, 위험 분담 및 경제활동의 민관 간의 조정 등과 같은 협력을 포함한다. 인적자본과 효과적인 정책이나 전략의 결합은 잠자던 혁신적 힘을 일깨워 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창출한다. 특히 한국은 추격 과정에서 인적자본과 성과주의 산업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효과적인 발전 전략을 짜고 실행할 능력도 인적자본의 몫이다. 넓은 의미에서 이 능력은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기득권 세력 같은 불리한 조건에서 효과적인 국민정부를 확립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의 능력이다. 또 경제적으로 부문 간 보완성과 불완전한 정보가 주어진 상태에서 개발될 산업을 선정하고 투자를 조정하는 능력이다. 즉, 정책으로 증강된 인적자본은 성과 기준을 명쾌하게 잘 정의해 경제적 차별화로 동기를 부여하고 미리 고지된 준칙을 공식화할 능력과 확실하게 미리 위임하는 능력이다.
정부의 역할은 예측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법적 및 계약으로 보증된 구조와 함께 재산권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역할을 거시경제적 안정성과 재정적 건전성을 유지하고 경제적 기반 시설을 제공하는 것으로 한정하는 세계은행의 시장 친화적 관점을 뛰어넘어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임의로 취할 수 있는 정책 도구들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업계와 학계에 대한 더 많은 경제적 자원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 및 더 좋은 거시경제적 조망을 갖기 때문이다.
타국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은 기계나 청사진만으로 구현될 수 없으므로 국제적 기술 이전은 기술이나 청사진의 단순한 수입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포함한다. 학습 투자는 분명한 목표가 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과 유능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모든 생산자에게 일어나는 기술 일출(technology spillover)과 인적자본으로부터 발생하는 외부적 편익은 자본 축적에 대한 수확체감의 경향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의 핵심 부분이다. 사회 전체로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발견과 발명, 지식과 기술 보급의 속도와 범위는 인적자본의 함수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 중후반부터 5년마다 1%씩 떨어져 내년 성장률을 골드만삭스는 1.8%, 한국은행은 1.9%로 전망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달러인 미국(2.5%)보다도 낮으며 서울대 김세직 교수는 수년 내 0%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은 성장의 정점에서 하강하며 구조적 저성장이 굳어져 가고 있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닮은꼴이다.
현재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2분의 1 수준이다. 성장엔진이 꺼지면 다시 부양하기 어려우므로 지금 당장 정신을 차려 잠재성장률을 올려야 한다. 경제가 한번 무너지면 투자도 안 되고 투자 효과도 없으므로 양극화 해소보다 경제 살리기가 시급하다. 필자는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으로 인공지능(AI)을 전 분야에 도입해 국민이 무장해 시급히 추격형 인적자본을 창조적·혁신적 발전의 인적자본으로 전환한다면 생산성을 높여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AI이고 AI 시대, 즉 AI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회·정치적 불확실성은 인적자본의 활성화에 독이므로 정치·사회적 안정을 시급히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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