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수원 현대건설전에서 셧아웃 패배 후 코트 밖으로 나가는 흥국생명 선수단. 사진제공|KOVO
‘연승 후유증’에 더 깊게 빠져서는 곤란하다!
흥국생명은 10월 19일 현대건설전부터 개막 14연승을 질주하다 돌연 연패에 빠졌다. 17일 정관장과 홈경기부터 2연패다. V리그 여자부 역대 한 시즌 최다연승 신기록까지 2승만을 남겨뒀다가 어느새 ‘연승 후유증’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게다가 연승 당시 크게 부각되지 않은 피로 누적과 부상, 선수층 문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7일 경기가 발단이다. 이날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투트쿠가 이탈했다. 투트쿠는 4세트 21-21 동점 상황에서 퀵오픈 공격을 시도하다 왼 무릎을 다쳤다. 줄곧 상태가 좋지 않은 부위였다. 착지 과정에서 충격이 크게 가해졌다. 투트쿠의 이탈만으로도 뼈아픈데, 다니엘레 투리노 수석코치는 불쑥 고희진 정관장 감독에게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해 리그 전체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투트쿠의 이탈은 후유증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당장 20일 현대건설과 원정경기부터 여실히 입증됐다. 김연경과 공격 비중을 나눌 선수가 사실상 없다. 아시아쿼터 선수 피치는 미들블로커(센터)라 주포를 맡을 수 없다. 기대주 정윤주는 좀 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아포짓 스파이커 문지윤은 트레이드 후 적응 단계를 밟고 있다. 이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20일 현대건설전에 최은지, 박수연 등 올 시즌 출전 비중이 크지 않은 선수를 대거 기용했다. 이날은 김연경마저 6점(공격 성공률 25.00%)에 그치면서 선수층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에도 우승권에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현재 2, 3위인 현대건설, 정관장과 맞대결에서 ‘연승 후유증’ 징후를 노출했다. 두 팀과는 향후 봄배구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기에 우려가 더 뒤따른다. 그러나 상대의 전력이 좋은 만큼 흥국생명으로서도 문제점을 좀 더 정확하고 냉정하게 짚어볼 수 있는 계기였던 것은 분명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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