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선두(14승 2패·승점 40)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부상에 연패까지 당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54) 흥국생명 감독은 “가장 힘든 시기다”라고 한숨을 내쉰다.
흥국생명은 환상적인 시즌 초반을 보냈다. 앞서 13일 IBK기업은행전(3-0 승)에서 14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써냈다. 핵심 선수 김연경(36)은 V리그 여자부 최소 경기(221경기) 5000점 기록까지 마크했다. 흥이 오를 대로 오른 흥국생명은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17일 정관장전(1-3 패)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홈 경기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14연승 행진의 마침표를 찍었다. 부상 악재까지 마주했다.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25)가 정관장과 경기 중 무릎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다니엘레 투리노(46) 흥국생명 수석코치는 고희진 정관장(44) 감독을 향해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해 논란을 일으키면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흥국생명은 20일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0-3(12-25 21-25 16-25)으로 완패했다. 무기력한 경기력이 문제였다. 리시브는 불안했고, 승부처마다 범실이 쏟아졌다. 또한 제대로 된 양질의 토스를 제공받지 못한 김연경은 이날 6점(공격 성공률 25.0%)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도 10점을 마크한 아닐리스 피치(28)가 전부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에 경기 내내 답답함을 표했다. 3세트 타임아웃 때는 선수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별로였다. 배구에 대해서 크게 논할 게 없을 정도다”라며 “투트쿠는 상태가 좋지 않다. 언제까지 뛰지 못한다고는 얘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포짓 스파이커가 없어서 졌다는 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프로스포츠에는 연승 후유증이란 말이 있다. 연승하다 보면 핵심 선수들이 무리하는 상황이 나오고, 연승이 끊긴 뒤에 그 부작용이 몰아치는 것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날 경기력이) 연승의 후유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태도나 경기력으로 지는 건 안 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2연패를 당한 흥국생명은 선두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흥국생명의 분위기가 처진 반면 선두를 노리는 팀들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2위(12승 4패·승점 37)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전 승리로 승점 차이를 3으로 좁혔다. 3위(10승 6패·승점 29) 정관장도 6연승을 질주하면서 선두권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흥국생명은 향후 2~3경기를 더 미끄러지게 되면 선두를 내주게 될 수도 있다. 최우선 과제는 연패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의 배구를 해야 한다. 우리 팀의 특징을 보여줘야 한다. 현대건설전에서는 그런 모습이 나오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내리 3개 세트를 내줬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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