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답변서…2016년 촛불집회에 "한국 민주주의 수준 보여줘" 평가
'검수원복' 시행령엔 개인견해 표명 자제하면서도 "법률 위배 안 돼"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은 헌법재판관 공석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특위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여러 의원의 질의에 "재판관 공석 상태는 사건 심리와 선고에 심대한 지장을 주는 요소이므로 방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마 후보자는 독일과 스페인의 '임기만료 재판관의 직무계속 제도', 오스트리아의 '예비재판관 제도', 재판관의 증원 등을 거론하며 "다양한 방안에 대해 국회에서 폭넓은 의견 수렴과 숙의를 거쳐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추천 정계선 후보자도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정해져야 하는 사항"이라며 예비재판관 제도와 임기 만료에도 후임자 임명 전까지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방법 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추천 조한창 후보자 역시 "재판관 공백이 빈번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헌법질서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헌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중심이 돼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후보자는 다만 "재판관 직무계속 제도는 헌법에서 규정하는 6년의 임기가 연장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반론이 있고, 예비재판관 제도는 헌법에서 정하는 재판관 수의 증원으로 연결되므로 도입을 위해서는 헌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 후보자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준을 보여줬다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대통령 탄핵 당시 이어졌던 촛불집회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인가'를 묻는 민주당 박희승 의원 질의에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제21조 제1항을 언급하며 "2016년에서 2017년 사이에 있었던 촛불집회는 주권자의 의사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준엄하게 보여준 것으로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세계에 보여준 집회였다"고 답했다.
마 후보자는 같은 질문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사건"이라며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부터 헌재의 탄핵 결정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도 "국민주권을 체감한 또 한 번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는 세 후보자 모두 "개인적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들은 "법률유보 원칙상 모든 행정작용 및 법률의 하위규범인 시행령은 법률에 위배돼서는 안 된다"(조한창), "정부는 하위규범 마련에 있어서 자율을 갖지만 법률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등 일반론을 제시했다.
마 후보자는 "대통령령은 상위법인 법률의 위임 범위 내에서 규율해야 할 것"이라는 일반론에 더해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검찰청법 개정 전보다도 넓어졌다는 지적이 있고, 이에 관해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다는 등의 문제 제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 경호처가 경찰의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막은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세 후보자 모두 헌재에 헌법소원심판과 탄핵심판 청구가 제기된 상태임을 들어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다만 일반론으로는 모두 '법원에 의해 적법하게 발부된 압수수색영장 집행이 위법하게 방해돼선 안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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