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감독이 차기 인천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이번 시즌 강원을 K리그1 2위로 이끌며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그는 K리그2로 강등된 인천에서 새 도전을 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가 차기 사령탑으로 윤정환 감독(51)을 내정했다.
축구계 복수의 소식통은 22일 “인천이 21일 윤 감독에게 다음 시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인지하고 있다”며 “특별한 결격 사유가 있지 않은 한, 곧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확한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올해 강원FC에서 받은 연봉(4억 원)보다는 훨씬 높고, 시즌 후 강원에 재계약 조건으로 요구했던 연봉(9억 원)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
윤 감독의 새 행선지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과거 일본에서 2017시즌 J리그 올해의 감독을 수상하는 등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그는 K리그에선 2023시즌 중반 강원의 소방수를 맡아 1부 잔류를 이끈 데 이어 올해는 강원을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인 2위에 올리며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그러나 구단과 재계약 협상에서 난항을 겪은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일각에선 최근 김두현 전 감독이 떠난 전북 현대행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이 윤 감독의 새 행선지로 결정됐다.
올 시즌 K리그1 최하위(12위)로 추락해 창단 첫 K리그2 강등의 수모를 겪은 인천은 윤 감독을 잡을 만한 여력이 없는 듯했다. 주가가 하늘을 찌르는 윤 감독이 2부로 눈길을 돌릴 이유도 없어 보였다. 그러던 도중 상황이 급변했다. 인천은 최영근 감독의 유임과 새 사령탑 선임을 저울질한 끝에 최근 급속도로 윤 감독에게 기울었다. 윤 감독의 선임을 바탕으로 강등 충격을 수습할 참이다. 검증된 명장을 차기 사령탑으로 임명해 1시즌 만의 K리그1 복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다만 윤 감독의 선임과는 별개로 구단의 어수선한 운영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차기 대표이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령탑을 먼저 선임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인천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심찬구 현 임시 대표이사가 정식으로 취임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새 대표이사를 데려온다면 내년 2~3월은 돼야 취임할 텐데, 구단 철학에 맞는 감독을 선임하는 게 대표이사의 주 임무임을 고려하면 순서가 바뀐 셈”이라고 꼬집었다.
최 감독과 동행을 일방적으로 마감한 것도 비판받을 만하다. 계약기간이 2025년까지인 최 감독의 거취를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기 사령탑 선임 이야기가 외부로 샜고, 윤 감독 내정 이야기가 나온 21일에야 계약 해지 이야기를 꺼냈다. 최 감독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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