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군사 패배 분노 표출…브릭스 정상회의 성공에 복수"
미사일·드론 공방 격화…우크라 "러시아서 드론 113대 날아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전선에서 약 1천㎞ 떨어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7시 40분부터 9시 20분까지 우크라이나 항공기형 드론이 카잔의 민간 시설을 세 차례에 걸쳐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카잔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에서 내륙으로 약 1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800㎞ 떨어져 있다. AP 통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심장부에 전쟁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장 루스탐 민니하노프는 성명에서 카잔이 8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면서 1대는 산업시설, 6대는 주거용 건물을 겨냥했고 1대는 강 위에서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민니하노프는 산업시설 인력들은 대피했고,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드론 공격을 받은 주거용 건물과 고층 빌딩에서 불이나 화재 진압 작전이 진행됐다.
러시아연방항공교통국은 이날 오전 보안상 이유로 카잔 공항에 일시 제한이 도입돼 출발·도착편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고 밝혔다.
카잔 인근 우드무르트 공화국 이젭스크의 공항도 카잔 드론 피격에 따른 안전상의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가 해제했다. 사라토프 공항도 일시적으로 임시 제한 조처를 했다.
카잔 당국은 안전을 위해 주말 이틀간 모든 공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실제 군사적 패배에 대한 무력한 분노를 러시아의 평화로운 주민들에게 표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카잔이 지난 10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개최한 도시라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브릭스 정상회의 성공에 복수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가 자국을 향해 총 113대의 드론을 날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7대는 격추됐고 56대는 전자교란 공격을 받아 목표물에 이르지 못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중부에 S-400 미사일 1개를 발사했지만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당국은 전날 밤 드론 공격으로 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드론 공방은 최근 격화하고 있다.
전날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주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제공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로켓으로 릴스크 마을 민간시설을 공격해 6명이 사망했다며 "응징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코스티얀티노폴스케(러시아명 오스트롭스키) 마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 마을은 러시아군이 포위하려고 하는 요충지 쿠라호베에서 남서쪽으로 약 10㎞ 거리에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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