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LX그룹이 오너 4세인 구형모 LX MDI 사장에 대한 증여를 취소했다가 재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8만5000원대를 오르내리던 LG 주가가 최근 7만5000원대까지 떨어짐에 따라 증여세를 아끼기 위해 재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LG가 20일 공시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 따르면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17일 구형모 사장에게 LG 주식 157만3000주를 증여하기로 한 결정을 취소한 후 18일 같은 물량을 증여했다. 해당 물량은 지난 9월 23일 구본준 회장이 구형모 사장에게 증여하기로 했던 몫이다. 다시 말해 구본준 회장이 당초 9월 23일 결정한 증여를 취소한 뒤 하루만인 12월 18일 재개한 셈이다.
구형모 사장은 범LG가(家) 4세로 구본준 회장의 1남1녀 가운데 장남이다. 장자승계 원칙이 분명한 LX그룹 특성상 후계자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구 회장의 증여 취소 및 재증여가 절세를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풀이 중이다.
상장 주식의 경우 증여일 전후 각 2개월의 종가 평균에 대해 증여재산 가치를 평가한다. 이를 근거로 증여세가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실제 LG 주가 역시 당초 9월 23일 전후 2개월 간(7월 23일~11월 22일) 평균 LG 주가는 7만9490원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증여 물량 157만3000주와 현행 세법상 증여세율 50%를 대입하면 부담해야 할 증여세는 625억원으로 계상된다.
하지만 최근 계엄령 선포 및 해제 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LG 주가는 7만5000원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달 15일 종가 기준으로는 52주 최저가(7만14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52주 최저가를 포함한 최근 두 달 평균 주가는 7만5991원이다. 향후 두 달간 LG주가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증여세는 597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즉 구본준 회장 입장에서는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으로 판단하고 증여 취소·재개 결정을 하게 됐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형모 사장 입장에선 향후 LG 주식을 활용해 LX그룹의 지배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외 정세 변화에 따라 LG의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보니 구본준 회장 입장에선 현 시점이 아들에게 지분 증여를 해 줄 절호의 기회로 봤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LX그룹 관계자는 "대주주의 개인재산과 관련된 사안이다 보니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며 "공시 내용으로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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