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브뤼셀=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정빛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연합(EU)에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토록 요구하면서 불응시 대폭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 자정을 넘긴 이른 새벽(현지시간)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달아 글을 올려 이렇게 압박했다.
그는 "엄청난 (미국의 대EU 무역) 적자를 보상해주기 위해 (EU가) 우리(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해줘야 한다고 유럽연합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끝장을 볼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특유의 SNS 문체인 느낌표(!) 3개로 글을 끝맺었다.
'관세'는 모두 대문자(TARIFFS)로 써서 강조했다.
EU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에너지 부문을 포함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 무역담당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미 차기 미 행정부와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8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며 "러시아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우리에겐 더 저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질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 적자' 주장에 대해선 양측 교역 수지가 '상호 보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품 부문에서는 EU가 흑자인 반면 미국은 서비스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 중으로, 이런 점이 언급한 게시물(트럼프 SNS)에서 언제나 반영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유로스타트 통계를 인용해 미국은 지난해 EU를 상대로 상품무역에서 1천558억 유로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서비스 부문에서는 1천40억 유로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동부 시간으로 새벽 1시께 연달아 이같은 게시글을 올리며 1기 시절과 비슷한 'SNS 정치'를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미 의회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늘리기 위한 예산안 통과가 잇달아 불발돼 '정부 셧다운' 위기가 다가온 데 대해 부채한도를 아예 폐지하거나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의회는 우스꽝스러운 부채한도를 아예 폐지하거나 2029년까지 연장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예 합의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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