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풋옵션 국제중재, FI 승리 판결

[사진=교보생명 제공]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교보생명의 기업공개 추진 중 발생한 ‘풋옵션’ 국제 분쟁이 재무적투자자의 승리로 판결났다.

2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에 2차로 제기한 중재에서 중재판정부가 FI의 손을 들어줬다.

중재판정부는 “신 의장이 어피너티의 풋옵션 주식 공정시장가격을 산정할 감정평가기관을 선임해야한다”고 판정했다. 신 회장의 평가기관 선임 거부로 인해 촉발된 양측의 오랜 분쟁에 대해 어피너티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국제상업회의소는 30일 이내 신 회장 측이 감정평가인을 선임하고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하루에 20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12년 FI측은 교보생명 지분 24%를 1주당 24만5000원, 총 1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바 있다. 주주 간 계약에는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IPO를 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신 회장 개인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팔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이후 교보생명의 IPO 불발로 FI측은 2018년 1주당 40만9000원에 폿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국제 분쟁으로 이어졌다.

오랜 국제 분쟁 끝에 2021년 1차 중재안에서는 풋옵션 행사 권리는 유효하되, FI측에서 제시한 약 41만원으로 매수할 의무는 없다고 결정했지만, 어피니티가 주장한 풋옵션 가격을 그대로 이행할 의무는 없고 양측이 합의해 재산정한 가격을 신 회장 측이 투자자에게 지불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신 회장이 별도의 회계법인을 선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어 FI 측은 다시 중재판정부의 판단을 신청해 이번 판정을 받아냈다.

이번 판정에 따라 신 의장은 감정평가기관을 선임하고 풋옵션 가격 산정에 나서야 한다. 계약에 따른 제3의 평가기관 선임과 그에 따른 주당가치 산정 절차의 객관성이 분쟁 해결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제3의 평가기관이 산정한 풋옵션 가격이 FI의 초기 투자 가격인 24만5000원을 초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안진회계법인은 교보생명 주식의 공정시장가치를 1주당 41만원으로 산정했는데, 이는 어피니티 측이 2018녀 10월 풋옵션을 행사할 당시 교보생명의 IPO 공모 예정가인 18~21만원과 차이가 크다.

신 의장측도 풋옵션 가격 재산정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감정평가기관 선임 결정이 풋옵션 가격을 다시 산정 하자는 것으로, 어피니티가 요구했던 41만원이 아닌 절반도 안되는 10만원 후반대로 대폭 낮아진 수준에서 풋옵션 가격이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한편, 지난해 8월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의 일환으루 우리사주조합과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자사주 2%를 매입할 당시 교보생명의 주당 가격은 19만80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