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고려아연의 주주명부는 이날 폐쇄된다. MBK 연합과 최윤범 회장은 이사 선임 안건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MBK 연합은 14명의 이사를 신규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 주식 장내매수의 경우 매매거래일로부터 2거래일 뒤에 증권과 대금이 결제돼 지난 18일이 양측이 장내매수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명부 폐쇄를 앞두고 MBK 연합은 막판까지 지분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앞서 지난 19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자유재량매매(CD) 방식으로 고려아연 1.13%(23만4451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39.83%에서 40.97%로 늘어났다. 자사주 등을 제외한 의결권 지분으로는 46.7%다.
최 회장 측도 지분 확대에 나섰지만 MBK연합에 비해 그 양이 많지는 않았다. 지난 4일 공시에서는 지분 0.32%를, 지난달 26일엔 0.13%를 장내 매수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17.5%까지 늘렸다. 현대차, 한화, LG 등 우군으로 분류되는 세력들이 최 회장 손을 들어준다면 지분율은 35%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 모두 의결권 기준 과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며 이번 주총 표 대결은 국민연금 등 캐스팅보트 판단에 갈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48%를 보유한 주주로, 이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MBK 연합은 최근 장내매수로 지분을 확대하며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중립’을 행사할 경우에는 MBK·영풍이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립이란 보유한 의결권을 나머지 주주의 찬반 비율에 맞춰 나눠서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MBK 연합이 국민연금 지분 7.48%의 절반인 3.74%만 확보할 경우 의결권 기준으로는 50%를 넘게 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을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고려아연은 이미 MBK 연합의 지분매집을 이미 파악하고 대응해왔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MBK가 공개매수 이후 시세 조종 가능성이 있는 장내 매수를 계속 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 실제 현황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준비와 대응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