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살해’한 수능 만점 의대생, 1심서 징역 26년 선고

▲ 강남역 인근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의대생 최모씨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의대생이 1심 법원에서 징역 2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0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신뢰하고 의지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범행계획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무방비로 있던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피해자의 지인들은 이 사건으로 다시는 피해자를 볼 수 없게 돼 충격과 상실감,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미리 범행도구인 칼을 준비하고 청테이프까지 구입해 피해자를 여러 번 찌른 점 등에 비춰 살해 고의는 확정적으로 보인다”며 “범행 방법도 잔혹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보호관찰 요청에 대해서는 재범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범행 이후 경위와 정황을 고려하면 장기간 실형을 넘어서 집행 후 전자장치나 보호관찰을 할 정도로 동종범행을 저지를 개연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5월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찌르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 4월 A씨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상태로 A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이 사실을 안 A씨의 부모가 혼인 무효 소송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측 변호인은 공판에서 최씨가 불안장애를 겪고 있던 점을 언급하며 심신장애를 주장했지만, 정신감정 결과 심신장애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람을 살리려고 공부하던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사람이 됐다”며 “영원히 우리 사회에서 격리하고 평생 참회하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할 수 있는 위로”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한편, 최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 명문대에 의대생으로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최씨 소속 대학은 최씨에게 재입학이 불가능한 ‘징계 제적’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