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에게 욕설을 날리면 이렇게 된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에게 욕설을 들은 직후 인생에 남을 원더골로 복수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서 후반 43분 환상적인 코너킥 득점을 터뜨려 소속팀 토트넘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2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팀 공격을 지휘했다.
전반 2분 손흥민이 날렵한 움직임으로 볼을 따낸 뒤 드리블 돌파 후 쿨루세브스키에게 내줬다. 쿨루세브스키가 다시 손흥민에게 리턴 패스를 연결했으나 손흥민 발에 걸리지 않으면서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수비가 걷어냈다.
전반 33분에는 악착 같은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어 감탄을 자아냈다. 아크 정면에서 걸려 넘어졌으나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자 끝까지 공을 지킨 후 쿨루세브스키에게 내줬다. 쿨루세브스키는 다시 중앙으로 연결했으나 수비가 걷어냈는데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자칫 자책골로 연결될 수 있었던 아찔한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도미니크 솔란케의 선제골에 힘입어 전반전을 1-0으로 마쳤다. 이어 후반 초반 쿨루세브스키와 솔란케의 추가골이 잇달아 터지면서 3-0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맨유의 추격이 거셌다. 교체 투입된 조슈아 지르크지와 아마드 디알로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3-2까지 따라붙었다.
맨유의 기세가 오르면서 동점골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때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3분 코너킥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오른발로 크게 감아찬 것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손흥민의 시즌 7호골이었다. 맨유는 골키퍼 차징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맨유 센터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에게 제대로 복수한 통쾌한 장면이기도 했다.
코너킥 직전 장면에서 손흥민은 박스 안에서 돌파하다가 태클에 저지돼 넘어졌다. 공이 골라인 밖으로 나가 코너킥이 선언됐고, 키커였던 손흥민이 코너 플래그 쪽으로 향하자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다가와 뭔가 말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을 통해 포착됐다.
손흥민은 가만히 듣더니 별 일 없다는 듯 그대로 코너킥을 차러 갔고, 결과는 환상적인 코너킥 득점이었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칠레 메체 엔칸차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손흥민을 도발했고, 손흥민은 화려한 득점으로 답했다. 이는 이미 소셜 미디어에서 입소문이 난 상태다"라며 "손흥민은 맨유와의 경기에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입을 틀어막았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손흥민에게 접근해 그에게 '똥구멍'이라고 욕하며 재촉했다. 손흥민은 어떻게 반응했나. 그는 전 세계를 돌고 있는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켰다"고 조명했다.
손흥민의 골로 4-2로 격차를 벌린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조니 에반스에게 실점을 내줬으나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킨 채 경기를 마쳤다.
준결승 티켓을 거머쥔 토트넘은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과 만나게 됐다. 내년 1월 둘째 주중에 리버풀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2월 첫째 주중에 안필드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이 리버풀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아스널-뉴캐슬 유나이티드 승자와 맞붙는다. 아스널이 올라올 경우 결승에서 북런던 더비가 펼쳐지게 된다. 리그컵 결승에서 북런던 더비가 성사된 적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
리버풀을 꺾는다면 내년 3월 16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17시즌 만의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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