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압박 전략 펼치는 고려아연

MBK 압박 전략 펼치는 고려아연

데일리임팩트 2024-12-20 07:00:00 신고

3줄요약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왼쪽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딜사이트경제TV 박민규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한 전략을 수정했다. 지분율로 맞서는 쪽보다 MBK가 경영권 인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 MBK의 비밀유지계약(NDA) 위반에 대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MBK가 외자로 판단될 경우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 중이다.

고려아연은 오는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주주명부는 오는 20일 폐쇄한다. 이번 임시주총의 주요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으로, 최윤범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 모두 신규 이사를 추천한 상태다.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며, 상황에 따라선 경영권 향배가 가려질 전망이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지분은 우호세력을 합쳐 33~34%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영풍·MBK 연합(39.33%)보다 무려 6%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이에 최 회장 역시 지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근 0.32% 가량을 취득했지만 136만원이 넘는 주가와 장내에 남아 있는 물량도 1~2% 수준이라 영풍-MBK 연합을 넘어서기엔 벅찬 상태다. 

게다가 주주명부 폐쇄 전까지 최 회장이 고려아연 자사주(28만9703주, 1.4%) 의결권을 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의결권을 부활시키더라도 격차를 좁힐 수 없고, MBK가 장내 매집에 나설 경우 딱히 방어할 방책도 없다.

이렇다 보니 고려아연 역시 지분율 확대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영풍의 파트너인 MBK를 압박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MBK의 NDA 위반 정황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넣고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MBK와 2022년 5월, 2년짜리 NDA를 체결했는데, 계약 기간 중 자사 공급사와 접촉하면 안 된다는 조항을 깨고 영풍과 만나 인수 계획을 짰다고 주장 중이다. 만약 고려아연의 주장처럼 MBK가 NDA를 위반했다면 금전적인 손해배상 뿐만 아니라 특정 이행이나 금지 명령 등 법적 구제 요구도 청구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의 전구체 원천 기술은 현재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산업기술로 지정돼 있다. 이에 MBK가 실질적으로 외국계 자본의 지배력이 크다는 점을 정부에 적극 어필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국가핵심기술이나 국가첨단산업기술을 가진 기업의 경우  M&A 포함 외국인 투자 진행 시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임시주총 결과와 별개로 인수 자체를 무효화 시킬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법인 한 관계자는 "MBK는 자사가 한국 법인인 만큼 고려아연 인수에 대해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의 승인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관기관에서 외국인으로 분류할 유권 해석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MBK가 표대결에서 승리하더라도 실질적 경영권 행사를 위해선 산업통상자원부의 검토를 통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K 관계자는 "당사는 명실상부 국내 법인"이라며 "고려아연 주식 대량 보유 상황 공시에 따르면 MBK 지분은 (한국인인) 윤종하 부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이 24.7%씩 보유 중이고, 미국 시민권자인 김병주 회장은 16% 대로 마이너 지분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비록 김병주 회장이 MBK 파트너스 전체의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으나, 고려아연에 대한 투자 및 주요 결정은 MBK 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의 최대주주인 윤종하 부회장, 김광일 부회장 및 한국 파트너들이 참여해, 외국인들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고 역설했다.

반면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와 영풍이 맺은 콜옵션 계약, 영풍이 사실상 어떤 대가도 받지 않고 중요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넘기기로 한 것, MBK의 NDA 위반 의혹 등 불법적 행위는 다양하다"며 "이러한 불법적 행위에 기반한 적대적 M&A를 합법적 방어권을 활용해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