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수본 전격 압색, 영장에 ‘尹 피의자’ 적시…'체포조' 혐의 국수본부장 등 휴대폰 압수, 핵심 소환 조사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오후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의 모습.2024.12.19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19일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체포조'를 운영한 의혹을 받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를 대상으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 특수본은 이날 우종수 국수본부장과 윤승영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검찰의 경찰청 국수본 압수수색 영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조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함께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비상계엄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국수본은 그간 검찰 특수본과 내란죄 수사권을 두고 주도권 경쟁을 이어왔다. 이날 검찰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공조본 간 수사 주도권 싸움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령부 요청 받고 체포조 운영 혐의...檢, 국수본 강제수사 착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9일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영등포경찰서,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비상계엄 당일 국군방첩사령부 협조 요청을 받고 주요 인사 '체포조'로 계엄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를 착수했다.  

검찰 특수본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피의자가 윤석열 대통령으로 명시돼 있었으며, 국수본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대상으로 했다고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특수본은 우종수 국수본부장을 비롯해 윤승영 수사기획조정관,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 이현일 수사기획계장 등 간부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이들 신분은 아직 참고인이다.

경찰청 국수본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방첩사령부 요청으로 체포조를 운영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국수본은 “계엄 당일 방첩사 측 요청으로 여의도 현장에서 안내할 영등포서 소속 강력팀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당시 현장엔 영등포경찰서 강력팀 형사 10명이 나갔다. 검찰은 국회 앞에서 대기한 강력팀 형사 10명이 체포조 활동과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국수본은 이와 관련해 비상계엄 당일 오후 11시 32분께 방첩사 측이 국수본 실무자에게 연락해 '여의도 현장 상황이 혼란하다'며 안내할 경찰관의 명단을 요청해 영등포경찰서 강력팀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제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도 수사관 10명을 보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국방부 조사본부는 “방첩사로부터 수사관 100명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10명을 보냈고, 가는 도중 계엄이 해제돼 복귀했다”라고 해명했다. 

검찰, 경찰 국수본 압수수색 후 수사라인 핵심참모 소환조사

한편 검찰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한 직후 윤승영 국수본 조정관(치안감)과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총경)을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국수본 수사 라인 지휘부이자 국수본부장의 핵심 참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윤 조정관과 전 담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한 곳은 공조수사본부 주력들로 검찰이 국수본 윗선을 겨냥한 수사를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과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 중인 국수본은 그간 검찰 특수본과 내란 관련 수사권을 두고 경쟁해왔다.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두고 공조본 간 수사 주도권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이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을 지난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넘기면서 '수사 교통정리'에 나서는 것 같았으나 불과 하루 만에 불협화음이 노출된 것이다. 이를 두고 수사 주도권을 놓고 수사 기관 간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수본 “참고인 압색 매우 유감” 반발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에서 12·3 계엄 사태 수사 상황 관련 첫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9 [사진=연합뉴스]

우종수 경찰청 국수본부장은 이날 우 본부장 등 국수본 압수수색에 대해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으로서 엄정한 수사를 위해 공조수사본부까지 꾸린 상황에서 참고인의 휴대폰을 압수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경찰의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우 본부장은 오늘 검찰 압수수색 이후 공지를 통해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으로서 엄정한 수사를 위해 공조수사본부까지 꾸린 상황에서 참고인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조수사본부 체제로 흔들림 없이 철저히 수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