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마저 떠났다…히어로즈에 '영원한 히어로' 존재할 수 없나

조상우마저 떠났다…히어로즈에 '영원한 히어로' 존재할 수 없나

엑스포츠뉴스 2024-12-19 20:30: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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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명의 주축 선수를 떠나 보냈다. 팬들에게는 익숙해서 더 아픈 상처, 이제 히어로즈에게서 '셀링 클럽' 이미지를 지울 순 없어 보인다.

키움과 19일 "KIA 타이거즈로부터 202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 현금 10억원을 받고 투수 조상우를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키움은 이번 트레이드는 KIA의 제안으로 시작 되었다며 "양 구단 단장은 골든글러브와 단장 회의에서 만나 트레이드에 대해 논의하며 합의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트레이드로 구단은 2026년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확보함으로써 팀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키움은 최근 2년 동안 유망하고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다수 확보하며, 팀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구단은 이 선수들이 도전과 경쟁을 통해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으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조상우는 2013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가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조상우는 12년 동안 히어로즈에서만 뛰며 히어로즈는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통산 343경기에 나서 419⅓이닝을 소화, 33승25패 88세이브 54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조상우를 두고 키움이 트레이드를 시도한다는 소문은 시즌 중반에도 무성했다. 그러자 조상우는 7월 열린 올스타전에서 "기사가 계속 나오다 보니까 주위에서 '너 트레이드 되냐' 연락이 많이 온다. 나는 '내가 어떻게 아냐' 얘기한다"고 직접 자신을 둘러싼 트레이드 소문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아예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트레이드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나.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해서 마운드에서 잘하려고 한다"고 답했는데, 결국 조상우는 시즌이 끝난 뒤 정말로 키움의 유니폼을 벗고 작별한다.



프로 구단이 팀의 운영 방향성에 따라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게 팀을 위한 길이라면 팬들도 당연히 납득하는 이 세계의 룰이다. 하지만 키움 팬들은 그들이 사랑했던, 그것도 '가장' 사랑했던 선수들과 이미 너무 많은 이별을 경험했기에 허무한 마음을 표하고 있다.

지난 2021시즌에는 LG 트윈스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해 서건창을 보내고 투수 정찬헌을 데려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당시 한현희와 안우진이 방역수칙 위반으로 출장정지를 받게 되며 선발투수 수혈이 급했던 상황이긴 했지만, 내주는 선수가 서건창이었던 건 분명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2021시즌 종료 후에는 '홈런왕' 박병호가 FA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으며 키움을 떠났다. 그대로 은퇴를 하더라도 영구결번이 가능할 정도로 히어로즈의 스타였던 박병호가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이미 서건창과의 이별에 상처 받은 많은 팬들에게 또 한 번 충격을 안겼다. 당시 박병호를 두고 에이징 커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박병호는 2025년이 다가오는 지금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FA는 선수의 선택이지만, 키움은 박병호 잔류 협상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병호는 KT와 3년 총액 30억원이라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계약을 했다. 키움 팬들은 박병호의 이적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들릴 때부터 트럭 시위를 감행했으나 원 소속팀은 그만큼 혹은 그 이하의 대우조차 포기했다.

지난해에는 선발투수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LG에 내주고 이주형과 김동규, 그리고 1라운드 지명권을 트레이드했고, 올해에는 코어 유망주로 많은 시간을 함께할 것이라 봤던 내야수 김휘집을 NC 다이노스로 보내고 2025시즌 1라운드,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 드래프트를 마쳤다.

물론 키움에는 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트레이드로 이적한 이주형만 봐도 이적 직후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키움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팀의 특성도 구단의 '셀링' 기조에 기반했을지 모른다. 수많은 이별을 경험한 히어로즈의 팬들은 더 이상 선수들과의 미래를 기약하지 않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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