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덕수 양곡법 등 거부권 행사에…"선 넘지 말라"

민주당, 한덕수 양곡법 등 거부권 행사에…"선 넘지 말라"

프레시안 2024-12-19 17:58: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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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양곡법 등 6개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즉각 탄핵 추진에는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한 대행이 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는 등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규명과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를 방해해선 안 된다며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를 뒤집어 보면, 6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선' 안쪽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민주당은 19일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진성준 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민생경제회복단 출범식에서 "한 대행이 오늘 오전 우리 농가를 살리는 농업 4법 등 민생개혁법안 6건을 거부했다"며 "국민의 삶을 외면한 명백한 권한남용으로, 용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조승래 당 수석대변인도 오전 브리핑에서 "6개 법안 거부권 행사는 명백한 입법권 침해", "윤석열 시즌 2"라며 "한 대행이 아직도 누구를 따라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한 대행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윤석열과 내란세력의 꼭두각시 노릇이 아니라 민의를 따르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내란 단죄를 위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이 이미 열흘 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특검 후보추천위 구성까지 마쳤다. 한 대행은 서둘러 특검 후보 추천을 의뢰하라"고 촉구하고, "김건희특검법·내란특검법도 조속히 공포하라"고 요구하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지연시키는 일 역시 없어야 한다. 국회가 추천 절차를 마치는 즉시 재판관 임명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을 뿐 한 대행에 대한 탄핵추진 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조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을 행사한 한 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지' 묻는 질문을 받고 "권한대행이 해야 할 여러 일이 있다. 상설특검 추천위원 추천 절차 착수, 국회가 통과시킨 특검법 공포, 헌법재판관 임명 등"이라며 "그런 일들에 대해 한 대행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만 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란 수사와 헌재(탄핵심판) 진행, 두 가지를 방해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마지막 경고다. 한 대행은 선을 넘지 말라"며 "엄중히 경고한다. '내란 부역'으로 판단되는 즉시 끌어내리겠다"고 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다만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결과브리핑에서 "(거부권 행사가) 부적절하고 부당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무적으로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탄핵을 바로 추진할 경우 여론도 신경써야 하는 점이 있다"고 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전날 "특검을 거부하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이 불가피할 수 있다"(황정아 당 대변인)고 선을 명확히 그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서 약간 이견이 있는 주제"라고 당내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정책적인 측면은 나중에 우리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되면 집권을 해서 우리 정책을 관철하면 될 문제"라며 "물론 거부권 행사할 때 우리가 분명히 비판을 할 것이지만, (총리) 탄핵의 사유가 되는 것은 내란행위에 가담한 정도가 중하거나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증거가 발견됐을 때"라고 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권한의 하나인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의 직무를 행함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한편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6건의 법률을 포함해서 안정적 국정을 위해 국회와 충분히 소통할 생각"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여야정협의체가 구성되고, 그 안에서 많은 부분이 논의된다면 분쟁과 갈등이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1월 1일까지 기한이 있다"며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다만 이날 거부권을 행사한 6개 법안이나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야당의 탄핵소추 추진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재의요구권은 대통령에게 보장된 헌법상 권한이고, 대통령 권한을 이어받은 권한대행 총리가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는 것이 탄핵사유가 된다는 것은 어느 헌법·법률 규정에 의해 그런 판단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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