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선수들이 지난달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대전하나에 1-2로 져 강등이 확정된 직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변화를 외쳤으나,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비상혁신위원회 활동 보고’를 했다. 구단은 새 대표이사와 감독의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K리그2로 강등된 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혁신위를 구성해 5차례 대면회의를 한 바 있다.
인천은 올 시즌 K리그1 최하위(12위)로 추락해 K리그2로 떨어졌다. 수년간 숱한 위기에도 줄곧 1부에 잔류하며 ‘생존왕’으로 불렸지만, 이마저도 옛말이 됐다. 팀을 4년간 이끈 조성환 감독이 올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소방수로 부임한 최영근 감독은 강등을 막지 못했다. 2018년부터 구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전달수 대표이사는 지난달 15일 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난국을 돌파하고자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의 주도 아래 구단 안팎의 관계자들이 비상혁신위를 결성했다. 위원장인 최대혁 서강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주간 다룬 안건들을 공개했다. ▲구단 체질 개선 및 쇄신안 마련 ▲K리그1 승격 및 중장기 전략 방안 ▲경영평가 ▲소통협의체 간담회 ▲구단조직 평가 및 개선안 등이다.
그러나 뚜렷한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혁신위는 자문기구다. 대표이사와 감독 선임의 최종 결정권은 구단에 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혁신위는 선임 방침을 추상적으로 제시하는 데 그쳤다.
인천의 최우선 과제는 새 대표이사와 감독의 선임이지만, 최 위원장은 “대표이사와 감독은 서로 같은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이어 “(최 감독에게는) 연임을 건의하지 않았다. 혁신위가 생각하는 감독 후보는 3~5명인데, 이 중 최 감독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리무중의 상황에선 미래 계획도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구단은 1년 뒤 K리그1 승격, 2년 뒤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진입, 3년 뒤 아시아클럽대항전 진출을 목표로 삼은 ‘1·2·3 프로젝트’를 주창하나, 급한 불을 먼저 꺼야 한다.
물론 제대로 된 청사진이 필요하다. 속도보다 방향 설정이 중요할 때다. 하지만 실속 없는 탁상공론만 계속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인천의 내년 목표가 곧장 승격이라면 더욱 그렇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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