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지 않았다면 조상우 트레이드 없었을 것"…KIA, 왜 '1R+4R 지명권' 키움 주고 클로저 데려왔나

"우승하지 않았다면 조상우 트레이드 없었을 것"…KIA, 왜 '1R+4R 지명권' 키움 주고 클로저 데려왔나

엑스포츠뉴스 2024-12-19 17:18:53 신고

3줄요약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신인 지명권 2장에 현금 10억원까지 내줬다. 그만큼 강력하게 불펜 보강을 원했다.

KIA 타이거즈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와 현금 10억원, 2026년 신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투수 조상우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KIA가 트레이드를 진행한 건 지난해 7월 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1 트레이드 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당시 KIA 소속이었던 내야수 류지혁이 삼성으로 이적했고, 강민호와 함께 삼성 안방을 책임지던 포수 김태군이 KIA 유니폼을 입었다.



KIA와 키움 구단에 따르면, 이번 트레이드는 KIA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심재학 KIA 단장, 고형욱 키움 단장은 골든글러브와 단장 회의에서 만나 트레이드에 대해 논의하며 합의점을 찾았다.

이날 엑스포츠뉴스와 연락이 닿은 KIA 관계자는 "감독님과 단장님이 내년 시즌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가 불펜을 좀 더 보강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그래도 불펜을 보강하려면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FA 임기영 선수나 서건창 선수의 경우 원래 우리 팀 소속인 만큼 두 선수와 재계약해도 전력에 플러스 알파가 되는 건 아니다. 그러면 그 선수들을 제외하고 우리가 FA 시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는데, 확실한 게 안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장님과 감독님이 불펜을 보강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1994년생 우완투수인 조상우는 상인천중-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했으며, 1군 통산 343경기 419⅓이닝 33승 25패 54홀드 88세이브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33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면서 데뷔 후 첫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다.

조상우는 대표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3경기 2이닝 무실점을,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4경기 5⅔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에서도 6경기 8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3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사회복무요원(2022년 3월~지난해 12월)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 조상우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4시즌 44경기 39⅔이닝 1패 9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3.18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다만 조상우는 후반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7월 11일 등판 후 오른쪽 어깨에 불편함을 느낀 뒤 한 달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다. 8월 6일 1군에 올라온 뒤 불펜투수로 2경기에 나섰지만,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 구속도 떨어진 상태였다. 결국 키움은 8월 12일 조상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어깨 염증이 재발했다. 조상우와 키움은 8월 13일 병원 검진을 통해 어깨 염증을 확인했고, 회복에 전념하기로 했다. 결국 조상우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그렇게 조상우의 복귀 첫 시즌이 마무리됐다.

KIA 관계자는 "몸 상태는 나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 팀에 정해영이라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있기 때문에 (조상우의 보직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판단하실 부분이지만, 필승조 한 명이 늘어난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통합 2연패를 바라보는 KIA는 올 시즌 상위권에 오른 팀들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의 경우 외부 FA 최원태를 영입했고, LG 트윈스도 외부 FA 장현식과 김강률을 비롯해 FA 보상선수 최채흥을 품었고,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심창민을 영입했다. 반면 KIA는 장현식을 LG로 떠나보낸 뒤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함께 경쟁했던 삼성이나 LG는 전력 보강을 한 상태다. 우리의 경우 외국인 선수의 변화는 좋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보강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관계자는 "장현식 선수가 해 준 게 있으니까 (장현식의 이적이) 트레이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순 없겠지만, 우리 나름대로 기준으로 삼았던 부분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는다. 최선을 다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진 게 사실인데, LG와 삼성이 좋은 전력으로 상위권 경쟁을 펼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어떻게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KIA로선 팀에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한 만큼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현금과 함께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2장이나 키움에 내줬다. 키움은 "이번 트레이드로 2026년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확보함으로써 팀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2년 동안 유망하고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다수 확보하면서 팀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IA는 내년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지명해야 하는 점을 주목했다. KBO 신인 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되며,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지명이 이뤄진다. 지명 순서는 전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이다. 따라서 내년 실시되는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의 지명 순서는 키움 히어로즈-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SSG 랜더스-KT 위즈-두산 베어스-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KIA 순이다.

KIA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우리가 올 시즌 우승했기 때문에 10번째로 선수를 뽑는 것 아닌가. 신인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지만, 후순위로 밀린 상황이라면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판단했다. 우승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런 트레이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단 관계자는 "1,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인데, 그래도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좋은 성적을 냈을 때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우리가 외국인 선수만 교체한다고 했을 때 완전한 전력 보강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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