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예결특위서 여야 협의 처리와 감액 확대 충돌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세종시와 시의회의 내년도 예산 갈등이 계속되면서 '준예산'과 '감액예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9일 오후 간담회를 열고 시의 예산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최민호 시장이 예결특위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시의회 의장이 예결특위에 재심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앞서 예결특위는 내년 시 예산안에 대해 59개 사업 145억613만원을 감액하는 대신 주민 공동 이용시설 긴급보수 등 다른 51개 사업에 총 145억613만원을 증액했다.
이에 대해 시는 의회가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액하거나 신규 비용항목을 설치할 때는 자치단체장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을 근거로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
예산 감액은 의회의 권한이지만, 감액된 금액을 다른 항목에 증액하는 것은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게 시의 입장이다.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시와 협의를 통해 연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자는 의견과 예산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안 원점 재검토'는 시의 부동의 입장에 항의하는 뜻을 담아 재심사 과정에서 감액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시와 시의회 안팎에서는 준예산 체제나 증액 없이 감액만 반영한 감액예산 체제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준예산은 직전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최소한의 기능 유지를 위해 전년도에 준해 편성하는 예산이다.
준예산 체제에선 법과 조례로 정한 기관·시설 운영비, 의무지출 경비, 계속 사업비 등에 한정된 법정 경비만 집행되며, 각종 지원금과 신규 사업비는 집행할 수 없다.
시의회 다수를 점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최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인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 사태가 불거진 이후 시와 시의회의 대립이 예산안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시의회는 20석 가운데 13석을 민주당이 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시와 시의회가 협의를 통해 예산안을 처리해 준예산으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면서도 "일부 의원이 감액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험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일부 의원은 준예산 상황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민 불편과 혼란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여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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