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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대우·불친절 대응…‘선결제’ 씁쓸한 후기 등장
최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두 차례 대규모 주말 집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에선 ‘선결제’ 문화가 등장했다. 이는 집회 인근 가게에 대량의 음식·음료를 미리 구매한 뒤 집회 참가자들이 무료로 이를 누릴 수 있도록 해 간접적으로 집회를 지원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지난 2주간 여의도에서 집회 전후 선결제가 이뤄진 물품은 5만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매장에서 선결제 고객에 대한 불친절한 응대와 차별 대우가 발생했다는 후기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한 식당에선 선결제 고객이 많은데도 선결제가 아닌 배달 주문을 우선 처리해 현장에서 기다리는 고객들이 오랜 기간 대기해야 했다는 불만이 제기됐고 다른 카페에선 선결제 음료를 받으러 온 고객을 홀대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또 선결제한 음식·음료의 물량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집회 참가자로선 선결제 물품이 얼마나 배포됐는지 알기 어렵다 보니 식당·카페 등을 찾았다가 선결제 물품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빈손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선결제 음료를 마시려고 카페 몇 군데를 들렀으나 다 떨어졌다는 얘기에 그냥 음료를 사서 마셨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선결제 고객을 차별했다고 논란이 된 가게에선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집회 당일 선결제 고객에게 메뉴판을 던지는 등 불친절했다고 지적받은 음식점에선 “선결제한 분께 물품 소진 상황과 인증사진도 전송해 선결제 하신 분도 뿌듯해 했다”며 “메뉴판을 던졌다는 건 바쁜 와중에 발생한 작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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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영향?…“나눔 방식 달라질 필요 있다” 주장도 나와
이 같은 가게들의 해명에도 일각에선 선결제 문화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집회 참가자들을 위한 선의에서 시작했던 선결제가 서로의 신뢰를 저버리는 실망스러운 후기로 돌아오면서다. 지난 14일 집회에 음료 100잔을 선결제한 A씨는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선결제에 좋지 않은 얘기가 들려 속상했다”며 “다음 선결제를 할지는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는 21일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광화문 인근 가게들에 문의한 결과 일부 카페와 서점 등에서만 선결제가 진행됐을 뿐 선결제 가게 수는 여의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커뮤니티 등에선 “늘 관광객이 많은 광화문 상권은 주말에 문을 열지 않는 여의도 상권과 달라 나눔 방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한편 선결제 매장 현황을 알려주는 지도를 제작한 ‘시위도밥먹고’ 측은 선결제 플랫폼과 협업해 집회 참가자들이 실시간 선결제 물품 잔여 수량을 확인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선결제 된 금액은 별도의 결제대행사 수수료 없이 매장에 즉시 지급하고 선결제 종료 후 남은 금액은 확인 후 환불 처리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이들은 선결제 고객을 친절하게 응대하거나 선결제 물품 소진 이후 자체적으로 물품을 제공한 수십곳의 가게 이름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부 미흡한 대처로 선결제 문화의 지속성에 대한 회의적인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광화문 일대의 선결제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더 발전된 형태로 운영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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