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주주, 박재현 대표 택했다… 임종훈 리더십 '상처'(종합)

한미약품 주주, 박재현 대표 택했다… 임종훈 리더십 '상처'(종합)

머니S 2024-12-19 13:50: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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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진행됐다. /사진=김동욱 기자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진행됐다. /사진=김동욱 기자
한미약품 주주들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4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킬링턴 유한회사) 측 인사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선택했다. 박 대표 등을 이사에서 해임하고 자신의 측근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자 했던 오너 일가 형제(임종윤·종훈) 측 계획이 무산되면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가 생겼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임시 주총은 이날 오전 10시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위임장 확인 등에 시간이 소요되며 예정보다 33분 늦은 오전 10시33분에 시작됐다.

주총에서는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의 건과 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의 건이 상정됐다. 기존 이사인 박재현·신동국은 4자 연합 측 인사, 신규 이사 후보인 박준석·장영길은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된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경영상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나 이를 옆에서 부추긴 이사를 전면 교체하고 그동안 묵묵히 한미약품그룹에서 경험을 쌓고 각 부문에 대한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온 명망 있는 분들을 신규 경영진으로 모셔 와 영광을 되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주 지지받은 4자 연합… 한미약품 이사회 우위 '수성'

임시 주총에 참석하는 박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임시 주총에 참석하는 박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이번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1268만214주 가운데 1021만9107주가 참석했다. 참석률은 80.59%다.

주주들의 투표 결과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의 건은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각각 출석 주주의 53.62%, 53.64%의 동의를 받는 데 그쳤다. 특별 결의인 이사 해임의 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가 동의해야 가결된다.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안이 부결되면서 해당 안건 가결을 전제로 하는 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번 임시 주총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을 재편하고자 했던 형제 측 계획이 무산됐다. 형제 측은 이사 해임 및 선임을 통해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을 형제 측 6인, 4자 연합 측 4인으로 재편하고 사내 영향력을 키울 계획이었다. 기존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은 4자 연합 측 6인, 형제 측 4인이다.

임종훈이 밀어붙인 주총… 예견된 형제 패배

지난달 7일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지난달 7일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업계에서는 형제 측 패배가 예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대표 주도로 한미사이언스가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안에 찬성해도 가결 기준인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주 구성은 한미사이언스 41.42%, 국민연금공단 10.02%,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7.72%,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등 기타 39.42% 등이다. 한미사이언스가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안에 동의해도 25% 이상의 추가 지분을 확보해야 안건이 가결되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찮았다.

앞서 한미약품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서스틴베스트와 IS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안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기존 이사들에 대한 해임 요구가 불합리하고 설득력 있는 근거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임시 주총에서 형제 측이 패배한 점을 감안, 임 대표 리더십에 상처가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개최하도록 한 주요 인물로 꼽힌다. 형제 측 일원인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가 경영권 분쟁을 위해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단 점에서 형제간 분열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임 이사는 임시 주총 전 4자 연합 측과 접촉해 협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임시 주총 후 기자회견에서 "임시 주총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나와 기쁘다"면서도 "소모적인 임시 주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착잡한 심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쟁을 빨리 종식하는 게 회사 방향성에 좋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많다"며 "미래를 향한 생각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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