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LG디스플레이(LGD)가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 대금 2조원을 차입금 상환과 함께 신규 설비 확충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사들이 앞다퉈 8.6세대 IT용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시설 투자를 서두르는 상황에서 핵심 고객 물량 확보를 위해선 설비 투자가 시급해서다.
LGD의 올해 9월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4조8807억원이다. 이중 내년 9월까지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1872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7877억원의 66.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LGD가 내년 3월, 중국 광저우공장 매각을 마무리짓고 2조원 규모의 현금이 유입되면 우선적으로 차입금 상환에 나설 것으로 시장은 점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LGD가 올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은 하겠지만 차입금을 상환할 만한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LGD가 4분기 2900억원의 영업이익과 2957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 중인데, 이는 내년 9월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의 16.5%에 불과하다. 따라서 광저우공장 매각 대금의 절반이상은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LGD가 8.6세대 IT용 올레드 투자 시설 구축에도 광저우공장 매각대금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IT용 OLED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만큼 LGD가 투자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애플향 일감을 경쟁사에 뺏길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애플의 경우 자사 전 제품에 OLED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OLED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를 첫 출시 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OLED를 탑재한 맥북과 폴더블 아이폰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 폴더블 아이폰 중 한 종류는 펼치면 화면 사이즈가 19인치에 달한다. 현재 아이폰 16에 탑재된 6.3인치(프로모델 기준)보다 약 3배 이상 OLED 탑재 비중이 늘어난다.
더불어 삼성디스플레이(삼성D)는 충남 아산에 4조1000억원을 들여 8.6세대 IT용 OLED 신규 시설을 건설 중이다. 올 3월 A6라인 설비 반입식을 시작으로 연내 주요 설비 설치를 마무리 짓고 2026년 본격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BOE 역시 8.6세대 IT용 OLED 투자에 한창이다. 현지 쓰촨성에 8.6 세대를 위한 인프라 공사를 진행 중으로 올 초 선익시스템과 OLED 제조 핵심 장비 중 하나인 증착기 도입 계약도 체결했다. 따라서 LGD 역시 현실적으로 값비싼 일본의 캐논도키 8세대 증착기 대신 선익시스템 제품을 도입해 대응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LGD 관계자는 "아직 (광저우 팹) 매각 대금이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자금 사용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투자보다는 내실을 다진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현재 보유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 신규 확장투자는 신중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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