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선균을 협박해 돈을 뜯은 20대 여성. / ‘카라큘라 범죄연구소’ 유튜브 채널
인천지법 형사4단독 곽여산 판사가 19일 이선균에 대한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A(30·여) 씨와 전직 영화배우 B(29·여) 씨에게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A 씨와 B 씨는 2022년부터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서로를 언니와 동생처럼 여길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다. A 씨는 B 씨에게 유명인들과의 관계를 자랑하며 이선균을 포함한 여러 유명인과 알고 지낸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 9월 B 씨는 A 씨가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신고하려던 한 남성에 대해 입막음을 하려고 1000만 원을 건넨 사실을 알게 됐다. B 씨는 이 정보를 이용해 A 씨에게 금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고 이선균을 협박해 돈을 뜯은 20대 여성. / ‘카라큘라 범죄연구소’ 유튜브 채널
B 씨는 불법 유심칩을 사용해 '네넴띤'이라는 닉네임을 만든 후 A 씨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B 씨는 "너 앨범에 있던 거", "연예인 사진", "나라가 뒤집힐 거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A 씨를 협박하며 1억 원을 요구했다. A 씨는 이선균에게 "익명의 해킹범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으니 돈이 필요하다"며 3억 원을 뜯어냈다. 당시 A 씨는 자신을 협박한 '네넴띤'의 정체가 B 씨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선균의 지인으로부터 받은 3억 원을 전달받은 A 씨는 자신이 직접 현금을 전달할 계획을 세웠으나, B 씨는 A 씨가 다른 남성과 함께 나타나자 자기 정체가 드러날 것을 염려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B 씨는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했지만, A 씨는 자신이 B 씨의 '가스라이팅'에 의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A 씨는 "B 씨가 자신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범행을 저지르게 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곽 판사는 "A 씨는 스스로 3억 원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범행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A 씨가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B 씨에 대해선 "A 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선균을 협박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이선균에 대한 공갈 범죄를 방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곽 판사는 또한 피해자인 이선균이 협박을 받으면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곽 판사는 "협박으로 인해 피해자는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며, 마약 수사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이 피해자의 사망 원인 중 하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한편 A 씨에겐 마약 전과가 있으며, 필로폰과 케타민을 수수한 혐의로 별도의 사건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3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받았다. B 씨는 과거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으며,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다. 법원은 B 씨에 대해선 부양해야 할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 이선균을 협박해 수천만 원을 받은 20대 여성. 전직 배우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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