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연구소장 "원화 약세 내수 경제에 부정적, 규제 신설 자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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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한국 경제는 고환율, 내수 부진,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9일 열린 간담회에서는 주요 기업 연구소장들이 모여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원화 약세가 내수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정부의 규제 신설 자제를 촉구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삼성글로벌리서치, 현대경제연구원, LG경영연구원 등 8개 기업 연구소장들은 원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해 내수 경제를 더욱 부진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마저 악화된다면 한국 경제의 회복은 수년간 지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환율로 인해 수출 단가가 하락하면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 연구소장들은 정부와 국회가 국정 운영의 안정을 위해 힘쓰고, 거시 경제 지표 관리 및 대외 신인도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정 조기 집행을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며, 기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 신설이나 강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미칠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두 차례의 탄핵과는 달리 이번에는 통상환경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가 겹친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과 과거 모두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경제 심리가 약해진 것은 공통적"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현재의 대외 여건에서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탄핵 때는 중국과 반도체 특수가 우호적 경제 환경을 조성했지만,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 리스크가 겹겹이 산적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간 소비는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고용 둔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이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10원을 넘어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145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소고기, 휘발유, 원유 등 수입 물가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한 대를 미국에 수출할 때 환율이 상승하면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지만, 수입하는 기업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자동차와 같은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가격 변동은 기업의 수익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은 환율 상승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수입업체는 재정적 부담이 커져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번 간담회와 한국은행의 진단은 한국 경제가 처한 위기와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연구소장들은 전기차 산업과 관련해 정책 변동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유관 업체의 수요 파악 및 정책 변동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이 저평가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