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별변경 심의로 국내 증시 대표성과 밸류업 기업으로서의 상징성 등이 중점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가 모두 밸류업에 편입된 만큼 최근 계엄사태로 주춤했던 은행주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고환율과 금리인하에도 일부 해소된 불확실성에 주주환원이 기대대로 추진된다면 주가 반등은 가능할 전망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 K 밸류업 추가 편입
한국거래소는 이달 11일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대한 특별변경을 심의했다. 이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SK텔레콤, KT 등 5개 종목의 신규편입이 결정됐다.
특별변경 심사는 연계상품 운용에 불편이 없는 범위 내에서 신규편입을 최소화해 시행됐다. 정기변경 선정기준과 일관성은 유지하되 시장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하고 시장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는 게 한국거래소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특별변경은 최소 종목만 편입되는 만큼 자기자본수익률(ROE) 외에도 국내 증시 대표성과 밸류업 기업으로서의 상징성, 연계상품 운용 관련 상품성 등에 더 큰 가중치를 둘 필요가 있다는 시장 의견이 반영됐다.
이번 편입으로 4대 금융지주 모두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이 됐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주주에게 약속한 바와 같이 흔들림 없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진정한 밸류업 우등생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향후 그룹의 밸류업 계획이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주주, 투자자 및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대한민국 금융의 밸류업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은 지난 9월에 특례편입됐다.
비상계엄 타격받은 금융주…지주, 기업가치제고 추진 의지
국내 금융주 시장의 회복세는 아직 더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17시 56분 기준 KRX300 금융 지수는 전일 대비 2.37% 상승한 1084.33원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일인 3일 종가(1201.10원)와 비교해서는 9.72% 하락한 수준이다.
은행, 보험, 증권 종목 중에서는 은행주 타격이 가장 컸다. 불안정한 정치 상황에 외국인이 대거 이탈한 영향이다. KRX 은행은 비상계엄 선포 하루 만에 969.26원에서 4.3% 하락했다. 지난 9일 855.8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기준 876.93원까지 올랐다. 보험과 증권 종목도 3일 종가와 비교해 9.14%, 4.49% 격차를 보인다.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 흐름을 고려하면 개선 여지는 있다. 이날 기준 KB금융의 주가는 8만7200원이다. 지난 3일 종가(10만1200원)와 비교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저점인 9일(8만2800원) 보다는 반등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우리금융 모두 3일과 비교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회복세다.
무엇보다 각 지주가 밸류업 및 주주환원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주 회복은 긍정적이다. KB금융은 지난 10월 올해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유지하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금융도 지난 10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통해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매년 단계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증대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불확실한 정치 상황에도 금융지주의 밸류업 계획은 차질이 없다는 얘기다.
밸류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전문가들은 은행주 회복은 더딜 수 있지만 각 금융지주의 기업가치제고 계획과 실적을 고려했을 때 반등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밸류업 정책은 정권에 따라 성격이 바뀌지 않는다는 측면도 작용한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16일 위클리 리포트에서 “은행주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과 정치적 환경 변화 가능성에 따른 규제리스크 확대 우려 등이 투자심리를 계속 위축시킨다”라고 언급했다.
최 연구원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2주 동안 주가 하락으로 은행주의 가격 매력은 다시 높아졌지만 외국인 매도도 계속되고 있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이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연구원은 “탄핵 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원달러 환율을 안정화시킬 경우 단기 반등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며 순이자마진(NIM) 상승과 자사주 매입을 지속해 온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수급 측면에서 버팀목이 돼 줄 것으로 봤다.
키움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정치적으로 큰 이슈였던 만큼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이해되지만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 강화라는 테마가 정권에 따라 크게 방향이 바뀔 성격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국내 기업 밸류업에 정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6일 일본 대형은행, 연기금 및 밸류업 선도기업과 만나 국내 밸류업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원장은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되고 실물경제 하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라며 “금융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한국의 경제·금융시장은 정상 작동 중이며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금융회사의 투자 환경 악화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본 금융회사의 한국 내 영업활동에 대한 본사 차원의 지속적 지원을 당부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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