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읽을 때 제일 기뻐"…대구 남구서 열린 문해교육 백일장

"간판 읽을 때 제일 기뻐"…대구 남구서 열린 문해교육 백일장

연합뉴스 2024-12-19 08: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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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외국인 이주여성들 한글 실력 뽐내…"검정고시도 도전"

'한글로 풀어내는 내 생각' '한글로 풀어내는 내 생각'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18일 오후 대구 남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제5회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에서 한 참가자가 글을 쓰고 있다. 2024.12.18 psjpsj@yna.co.kr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이제 간판을 보고 무슨 식당인지 알 수 있죠. 한글을 배웠으니깐요."

지난 18일 오후 대구 남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제5회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 대회'에 참가한 60∼80대 여성들과 20∼40대 외국인 여성 30명은 1시간가량 머릿속 생각을 한글로 풀어내는 데 열중했다.

'다시 태어난다면'을 주제로 저마다의 새로운 희망을 그동안 배운 글로 표현했다.

이들은 1년여간 남구 평생학습관 문해학당, 대명4동 찾아가는 문해학당, 남구종합사회복지관, 남구가족센터, 대덕노인종합복지관, 대명사회복지관에서 매주 3회 1∼3시간씩 한글 교육을 받았다.

대구 남구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 대회 대구 남구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 대회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18일 오후 대구 남구 평생학습관에서 '제5회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이 열리고 있다. 2024.12.18 psjpsj@yna.co.kr

조순옥(88) 할머니는 "다시 태어난다면 공부를 멋지게 할 거다"라며 "그동안 나는 못 배웠지만 아들들은 많이 가르쳤다"고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길을 가다가 간판을 보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때가 제일 신기하고 좋다"며 "저 집에 가면 국수를 팔고, 이 집에 가면 밥을 파는 것도 알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초·중·고교 검정고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할머니도 있었다.

70대 한 참가자는 "책을 읽을 때나, 행정복지센터나 은행에 가서 서류를 써야 할 때 누구한테 부끄럽게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3년 전에 사별하고 우울해하니 주변에서 집에만 있지 말고 평생학습관에 가보라고 한 게 시작이었다"며 "초등학교와 중학교 검정고시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남구 평생학습관은 참가자들의 시를 모아 시화집을 내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길거리 간판이 내 친구가 돼 아름다운 거리가 됐다", "내 생에 배움의 봄날이 시작됐다", "학교는 나에게 행복을 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천국" 등으로 마음속 즐거움을 표현했다.

조금 늦게 한글을 배우게 된 학생들의 사연만큼이나 글씨체도 저마다 달랐다.

백일장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웃으며 악수하거나 포옹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한글로 풀어내는 내 생각' '한글로 풀어내는 내 생각'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18일 오후 대구 남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제5회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에서 한 참가자가 글을 쓰고 있다. 2024.12.18 psjpsj@yna.co.kr

남구는 이날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3명씩을 선발해 상장을 줬다.

경쟁의 의미보다는 배움의 결실을 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남구는 설명했다.

양은실 남구 평생학습팀장은 "국비 지원을 받아 매년 문해교육을 하고 있다"며 "참가자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한글을 점차 알아가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한솔 남구 평생교육사는 "늦은 나이에도 배우려고 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되레 배우는 것들이 많다"며 "배움의 생각이 있는 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남구 평생학습관을 찾아달라"고 강조했다.

대구 남구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 대회 대구 남구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 대회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18일 오후 대구 남구 평생학습관에서 '제5회 한마음 나랏말싸미 백일장'이 열리고 있다. 2024.12.18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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