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도 접는데… 신동빈 때문에 메타버스 고집하는 롯데이노베이트

SKT도 접는데… 신동빈 때문에 메타버스 고집하는 롯데이노베이트

머니S 2024-12-19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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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래픽=김은옥 기자(롯데이노베이트,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래픽=김은옥 기자(롯데이노베이트, 롯데지주 제공)
롯데그룹이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며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IT계열사 롯데이노베이트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5에서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의 확장된 세계관과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CES에서도 칼리버스 기술력을 부각했던 만큼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이러한 도전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기대감 때문이다. 신 회장은 2021년 7월 하반기 롯데그룹 사장단회의(VCM)에서 메타버스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후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선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이프랜드'를 내년 3월 정리하기로 했고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사업을 접었다. 네이버 제페토도 숨고르기 중이다.

기술력을 갖춘 IT 기업들 역시 철수를 결정했는데도 후발주자 롯데이노베이트는 사업 확장을 꾀한다. 메타버스 산업의 잠재력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룹 전반이 어려운 지금 메타버스를 내세우는 것은 리스크가 따르는 결정이라는 시각이 많다.

롯데이노베이트는 내년 1월7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여해 올해 글로벌 오픈한 초실감형 메타버스 '칼리버스'의 확장된 세계관과 콘텐츠를 공개한다고 전했다. 앞서 2022년부터 메타버스 자회사 칼리버스와 CES에 참가해 칼리버스의 전략, 기술력, 콘텐츠를 선보였다.

롯데그룹은 메타버스를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다. 올해 10월 롯데는 칼리버스에 200억원을 추가 지원하며 사업 확장에 힘을 실었다. 단순 플랫폼을 넘어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광고 등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를 꿈꾼다.

신동빈 회장은 2022년부터 4가지 신성장 테마 ▲바이오앤웰니스 ▲모빌리티(이동수단·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메타버스) 등을 밝히고 앞으로 5년 동안 37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롯데를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롯데그룹의 메타버스 행보는 IT업계로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메타버스 시장이 급격히 저물고 있는 상황에서 칼리버스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다.

코로나 이후 침체된 메타버스, IT업계 탈출 행렬… 롯데이노베이트와 다른 길

롯데이노베이트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 부스 조감도. /사진=롯데이노베이트 롯데이노베이트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 부스 조감도. /사진=롯데이노베이트
통신사 SK텔레콤의 이프랜드는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철수를 결정했다. 2021년 7월 출시된 이프랜드는 국내 IT 업계에서 메타버스 선두 플랫폼으로 평가받았지만 시장 상황 악화와 가입자 감소 등 이유로 내년 3월까지만 서비스를 이어간다. KT는 지난 4월과 8월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와 '지니버스'를 각각 종료했다.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컴투스의 자회사 컴투버스도 지난해 9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내놨지만 수익성 악화로 2달여 만에 희망퇴직을 받았다.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 1월 자회사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해산하고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가상자산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는 지난 9월9일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을 출시 3년 만에 종료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빗썸메타를 통해 메타버스 '네모월드'를 준비했으나 지난해 사업을 접었다. 서비스가 출시되기도 전에 포기했다. 코빗도 2021년 메타버스 '코빗타운'을 운영했지만 일찌감치 서비스를 접었다.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유지 중이다. 글로벌 가입자가 주력인 만큼 아직 메타버스 시장을 접을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롯데이노베이트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 제페토는 이미 기반을 갖춘 기술로 향후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당장 수익이 안 나더라도 디지털트윈 등 자사 특화 기술을 접목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프랜드와 같은 선두 플랫폼도 시장 악화 속에서 철수를 결정했는데 후발주자인 칼리버스가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메타버스는 여전히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지만 당장은 비전만으로 생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롯데이노베이트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데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880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줄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48.4% 하락해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3221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하회했다. 칼리버스는 같은 기간 영업적자 72억원을 기록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룹 상황도 좋지 않다. 유통·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풍문까지 돌았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데 올해마저 적자규모가 7300억원대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의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제공했고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챗GPT 등장을 기점으로 IT 업계의 트렌드가 메타버스에서 AI로 빠르게 전환됐다"며 "메타버스 역시 아예 사라진 산업은 아니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는 확장보다는 관망 전략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I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SK텔레콤과 달리 AI를 강조하면서도 메타버스를 고수하는 롯데이노베이트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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