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1990년대 말 인종학살로 얼룩진 전쟁으로 실종된 1천600명 이상의 사람을 찾기 위해 공동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양국의 수석 협상가들이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의 중재 하에 만나 실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1998∼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실종된 6천65명 가운데 1천607명이 아직 행방불명 상태다.
실종자들의 가족은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고통과 절망 속에서 유해라도 찾길 갈망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가 지난해 5월 채택한 선언문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선언문은 실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의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이번 합의를 통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마련됐다.
세르비아 측 대표인 페타르 페트코비치는 "이번 합의는 선언문에 담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이제 양국 모두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코소보 측 대표 베스닉 비슬리미는 "이번 합의가 공동 위원회의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며 "말뿐인 약속으로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측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며 "실종자 문제는 단순히 정치적 사안이 아닌 인도주의적 과제"라며 "희생자 가족과 지역 사회가 오랜 상처에서 벗어나 마침내 진실과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당사자가 더욱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소보 전쟁은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 코소보인 간의 민족적, 정치적 갈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세르비아 정부의 알바니아계 코소보인에 대한 탄압과 코소보해방군(KLA)의 분리 독립 투쟁이 충돌하면서 분쟁이 격화했다.
세르비아 보안군과 민병대들의 이른바 '인종청소'로 많은 알바니아계가 살해됐다. 그 뒤 코소보로 다시 돌아온 알바니아계 일부 과격파는 세르비아계에 대한 인종청소로 보복에 나섰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와 몇몇 EU 국가는 여전히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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