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동부 랴잔스키.
아파트 문이 열리고 남성 두 명이 걸어 나옵니다.
그 순간, 섬광이 번쩍하더니 강력한 폭발이 일어납니다.
폭발 충격으로 아파트 유리창이 깨지고 차량 헤드라이트가 저절로 켜집니다.
아파트 입구 근처에 있는 스쿠터에 장착된 폭발물이 터진 겁니다.
모스크바 대로변에서 폭사한 두 남성은 러시아군에서 방사능과 생물학, 화학 무기 등을 총괄하는 화생방전 방어사령관 이고리 키릴로프 중장과 그의 보좌관입니다.
러시아 매체에는 눈 쌓인 도로 위 키릴로프와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시신 사진과 불에 탄 스쿠터 사진이 게재됐습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TNT 300g인 폭발 장치가 원격으로 조종된 것으로 보고 현장 주변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수집해 범인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017년부터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 부대를 책임진 키릴로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야만적인 화학 무기를 사용하도록 도왔다는 이유로 영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입니다.
러시아 군 고위 간부가 수도 복판의 자택 근처에서 암살된 이번 사건은 러시아의 보안 역량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 논평은 나오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전날 키릴로프를 기소했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특수작전이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키릴로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모스크바에서 폭발 사고로 사망한 러시아 군 최고위급입니다.
러시아에서는 극우 사상가의 딸 다리야 두기나와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 등 친정부 인사들과 흑해함대 소속 잠수함 함장을 지낸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 등 군 인사들이 암살됐습니다.
제작: 진혜숙·최주리
영상: 로이터·AFP·X @RALee85·@rshereme·@visegrad24·@yoshkinkrot·@KCPayTreeIt·@igorsushko·@bayraktar_1love·@war_n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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