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 2021년 1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연 프리미엄 베이커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의 매장 임대 계약이 만료되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제이릴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본 따 만든 캐릭터로, 이를 내세운 첫 사업이었던 만큼 업계 큰 관심을 모았다.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 사업을 계기로 제이릴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연계할 계획이었지만, 성과가 부진하자 3년 만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신세계그룹이 전사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만큼 신세계푸드도 경영 효율화를 위한 사업 재편 일환으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9월 자회사 스무디킹코리아의 국내 사업을 내년 10월까지 마치기로 했다. 노브랜드버거의 성공에 힘입어 시작한 노브랜드피자도 가맹 사업을 전개하지 못 하고 종료하게 됐다. 지난 10월부터 매장을 폐점하기 시작해 현재 모든 매장을 철수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전무가 선임됐다. 강승협 신임 대표는 1995년 신세계로 입사해 그룹 전략실과 이마트를 거치며 관리·재무·지원 등 업무를 거쳤다.
이번 인사를 두고 신세계푸드가 체질 개선에 더욱 힘줄 거란 분석이 나온다. 강 대표가 그룹에서 오랜 기간 재무 경험을 쌓아온 만큼 신세계푸드의 사업 구조를 수익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다. 실제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2.3%를 기록한 뒤로 내내 1%대에 그쳐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1.9%다.
강승협 호(號) 신세계푸드가 출범하면서 사업 방향성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추진해온 식물성·대안식품 신사업의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신세계푸드는 미래 먹거리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이듬해 미국에 식물성 식품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하고, 국내 시장엔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도 론칭했다.
신세계푸드의 식물성 사업은 국내 시장을 토대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였으나 출범 2년차를 맞이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 하고 있다. 베러푸즈는 작년 매출 100만원에 영업손실 11억8000만원을 냈고,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론 15억3000만원의 적자를 안겼다.
수익 다각화도 과제다. 신세계푸드의 사업 부문은 식재를 유통하는 유통서비스와 급식·외식·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식품서비스로 나뉘는데, 유통서비스 매출이 약 60%를 차지한다. 현재 계열사인 이마트에 가정간편식(HMR)을, 스타벅스에 베이커리 제품을 납품하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사실상 자체 경쟁력을 내세울 만한 사업은 노브랜드버거가 유일한 셈이다.
신세계푸드는 당분간 노브랜드버거와 함께 베이커리 사업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베이커리 사업은 전국 이마트에 입점한 '블랑제리'와 'E-베이커리' 등 120여개 매장을 통해 전개한다. 향후 E-베이커리는 블랑제리로 전환해 메뉴 고급화에 집중하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신세계푸드와 전임 대표가 같았던 신세계L&B도 신사업을 정리하고 경영 효율화에 나선다. 이번 인사로 대표이사가 된 마기환 신세계L&B 신임 대표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와인 사업에 집중하고, 내년 가격 인상에 나설 거라는 내년도 경영전략 보고를 발표한 바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내년에는 본업 경쟁력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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